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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상 봤다고 사형이라더니”…北 군부 실세 조카는 김정은이 살렸다 [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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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NK “처형 직전 특별지시로 감형”…北 청년들 “누구는 죽고 누구는 사나”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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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1월 28일 제2공군사단 59길영조영웅연대 갈마비행장에서 열린 북한 공군 창설 80주년 기념행사에서 김광혁 공군사령관과 악수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한국 영상물을 시청·유포한 혐의로 사형 판결을 받은 북한 군부 고위층 친족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별 지시로 처형 직전 감형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반 주민에게는 극형까지 적용하는 외부 문화 단속이 권력층 앞에서는 예외적으로 작동하면서, 북한 내부에서도 법 집행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둘러싼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는 8일 평양시 소식통을 인용해 김광혁 북한 공군사령관의 조카 A씨가 이른바 ‘불순녹화물’을 시청·유포한 혐의로 체포된 뒤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위반으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김 위원장의 ‘1호 지시’로 처형 직전 목숨을 건졌다고 보도했다.

북한에서 불순녹화물은 한국 드라마나 영화, 음악 등 외부 영상물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쓰인다. 북한은 2020년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한 뒤 한국 영상물 등 외부 콘텐츠의 시청·유포를 강하게 처벌해왔다. 특히 다량 유포나 집단 시청을 조직한 경우 무기 노동교화형 또는 사형 등 극형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도 단순 시청에 그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불순녹화물을 다량 소지하고 주변 지인들을 모아 정기적으로 시청했으며, 이를 유포하는 데도 거리낌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는 국가정보국(옛 국가보위성) 내부에서 A씨의 죄질이 중대해 최고형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컸고 실제 형 집행 시기까지 조율 중이었다고 전했다.

처형 직전 뒤집힌 판결…김정은 ‘1호 지시’그러나 지난달 하순 상황이 급변했다. 김 위원장이 국가정보국에 “군 수뇌부에 있는 김광혁 공군사령관의 공로와 충성도에 흠이 가니 단순 호기심에 의한 시청자로 철저히 구별하라”는 취지의 특별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이 지시 이후 A씨의 사형 집행은 즉각 보류됐고, 형은 특별사면 형식으로 감형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광혁은 북한군 공군을 이끄는 핵심 군 수뇌부 인사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해 11월 공군 창설 80주년 기념행사 소식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과 악수하는 김광혁의 모습을 공개했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군 고위층 친족을 둘러싼 특혜 논란으로 번진 이유다.

사건이 불거진 뒤 A씨 가족은 군 요직에 있는 김광혁을 비롯해 유력 친인척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북한 내부에서는 간부 비리와 특혜 문제를 민감하게 다뤄 누구도 쉽게 나서지 못했고, 가족들도 애를 태웠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누구는 살고 누구는 죽나”…北 내부도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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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일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환영 연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당국은 표면적으로 김 위원장의 ‘관용’과 ‘배려’를 부각했지만, 내부에서는 적잖은 논란이 일었다. 일부 사법 관계자들은 기존 선고문을 다시 검토하고 새 법 적용을 맞춰야 해 혼선이 생겼다고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서는 “고위 군 간부의 친인척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 아니냐”, “앞으로는 사건 자체보다 대상자의 배경과 연줄을 먼저 살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고 한다.

이번 사건은 같은 법 위반 행위라도 대상자의 신분과 배경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키우고 있다.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위반 사건이 일반 주민에게는 가혹한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번 구제 조치가 형평성 논란으로 번진 것이다.

특히 젊은층 사이에서는 불만이 확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청년들 속에서는 똑같이 법을 어기고도 누구는 살고 누구는 죽는다면 법 집행의 원칙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모두가 겉으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속으로는 결국 사람에 따라 법이 다르게 적용된다는 것에 공정하지 않다는 불만을 품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북한의 외부 문화 통제가 단순한 사상 단속을 넘어 계층별 차별 논란으로 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정은 체제는 한국 문화 유입을 ‘체제 위협’으로 규정하고 청년층 사상 통제를 강화해왔지만, 정작 권력층 친족에게 예외를 적용했다는 인식이 퍼질 경우 공포통치의 정당성도 흔들릴 수 있다.

다만 이번 보도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한 것이어서 실제 감형 여부와 구체적인 처분 내용은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 관련 처벌 사례를 외부에 상세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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