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양 초등학생 유괴·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 정모(39)씨가 이틀에 걸친 경찰 조사 끝에 범행 사실을 일부 자백했다.
정씨가 이혜진(10)양과 함께 실종된 우예슬(8)양도 살해, 시화호 인근인 시흥시 정왕동 오이도 부근에 암매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씨가 진술을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어 경찰은 사실 여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정씨가 지목한 암매장 장소 주변에서 대대적인 수색 및 시체 발굴 작업에 들어갔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경찰청 수사본부는 17일 “범행 사실을 완강히 거부하던 정씨가 두 어린이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씨가 최초 예슬이를 혜진이를 묻은 수원 호매실나들목 인근이라고 했다 안산 시화호로 번복했으며, 다시 시흥 오이도 등으로 진술, 오락가락하고 있어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용의자 정씨는 16일 경찰에 검거된 후 “내가 범행을 했다고 단정할 수 있냐.”며 줄곧 혐의를 부인했다.
정씨는 또 이양 등이 실종된 지난해 12월25일 오전 산본역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해 잠을 잤고 이날 오후 6시에 일어나 대리운전을 위해 명학역 육교 주변에 있다가 일이 없어 오후 9시에 들어왔다고 당일 행적을 진술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그러나 정씨가 렌터카 대여일이 당일인지 다음 날인지 잘 모르겠다는 일관되지 않은 진술을 하고 있는데다 지난 1월10일 1차 조사에서는 ‘실종 당일에 집에 있었다.’고 거짓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렌터카 회사측의 대여 기록에서도 정씨는 지난해 12월25일 오후 9시50분에 이 렌터카를 빌린 뒤 이튿날 오후 3시15분에 반납한 것으로 돼 있다.
경찰은 두 어린이가 실종된 지난해 12월25일 이후부터 1월5일까지 12일 동안 트렁크에서 실종 어린이들의 혈흔이 발견된 뉴EF쏘나타 렌터카를 대여한 정씨 외에 나머지 9명의 당일 행적을 조사했으나 이번 사건과 연관이 없는 것으로 잠정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경찰은 증거보강을 위해 정씨의 집에서 혈흔반응 시험과 이양 등의 모발 수거 등을 위한 정밀감식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지난 14일 렌터카 회사측을 통해 정씨가 실종 당일 차량을 대여한 사실을 알아냈으며 DNA 대조를 통해 차량 트렁크에서 채취된 혈흔이 이양과 우양의 것임을 확인,16일 오후 9시25분쯤 정씨를 용의자로 검거했다.
한편 정씨는 16일 충남 보령의 한 임대아파트에 사는 어머니 박모(60)씨를 찾아 “경찰이 자꾸 나를 의심하고 수사를 하는데 아무 죄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 / 서울신문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