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는 한류(韓流), 북한에는 한류(漢流)?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지난 19일 “북한에서 중국 영화와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남녀노소 모두 열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현재 북한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는 중국의 ‘적호무공대’(敵後武工隊)” 라며 “이 드라마는 조선중앙 TV방송국이 오후 8시부터 10시 사이에 방영한다.”고 전했다.
이어 “드라마의 본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더빙이 아닌 자막을 입혔다. 이 점이 평소 더빙에 익숙한 북한 사람들에게 크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현재 중국 드라마는 평양의 대형 호텔과 식당 등 공공장소에서 볼 수 있다.”면서 “사람들이 모두 함께 모여 중국 드라마를 주의 깊게 시청하는 모습도 쉽게 눈에 띈다.”고 보도했다.
조선 중앙TV방송국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수호전’이나 ‘홍루몽’과 같은 고전 드라마 외에도 ‘대결전’(大決戰·중국 대표 혁명 드라마)을 보면 중국 현대 역사에 대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양국제영화회관의 한 관계자는 “북한 주민들에게 영화나 드라마는 단순한 오락성 기능 뿐 아니라 사상 교육도 겸하고 있다.”고 설명한 뒤 “중국 영화는 사회주의 체제에서의 사상 교육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1일 중국 전 주석 저우언라이(周恩來) 서거 1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그의 추모 프로그램인 ‘저우언라이’를 3일 동안 특별 방송하도록 지시하는 등 중국 미디어를 적극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로써 현재 중국에서는 한류(韓流)가, 북한에서는 또 다른 한류(漢流·중국열풍)가 부는 독특한 문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163.com(북한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중국 드라마 포스터)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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