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 인도판 8월호 잡지에는 평소 화려함을 뽐내던 모델 대신 평범한 인도인들이 명품을 들고 등장한 화보 16장이 실렸다.
허름한 옷을 입은 할머니가 안고 있는 아이의 턱받이에는 명품 브랜드 ‘펜디’의 로고가 새겨져있는가 하면 오토바이에 아이 2명을 태운 채 달리는 엄마는 약 1000만원이 호가하는 ‘에르메스’ 가방을 들고 있다.
또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맨발로 서있는 남성의 오른손에는 ‘버버리’ 우산이 버젓이 들려있다.
현지 일간지 ‘메일 투데이’는 “지난 10년간 빚에 시달린 인도의 농부 수 천 명이 자살했다.”며 “이 사진들은 천박함의 본보기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보그 인도판 편집장 프리야 타나(Priya Tanna)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보그는 ‘패션의 힘’을 보여주려 한 것일 뿐”이라며 “패션은 단지 부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그것(명품)을 멋지게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즈는 1일 “하루 약 1달러 25센트(약 1500원)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인구에 반에 달하는 나라 인도에서 이 사진들이 논란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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