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안재환(본명 안광성, 36)과 정선희(36)가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였음이 사건 당일인 8일 오후 11시 경 정선희의 진술에 따라 밝혀졌다.
이에 따라 사건의 쟁점은 사실혼 부부 관계였던 정선희가 고인의 생전 거액의 채무에 대해 ‘어느 정도 또한 어떠한 책임이 있는지’ 여부에 모이고 있다.
서울신문NTN은 법률구조법인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의뢰, 이번 사건과 관련한 4가지 경우를 가정하고 법적 조언을 요청했다. 이는 사실혼 또는 법률상 부부인 한 사람이 사망했을 경우, 보증 여부 등으로 나눠 볼 수 있다.
◆ 사실혼 부부 중 한 사람이 사망했을 경우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조은경 위원은 “사실혼 부부 사이에는 서로 상속권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 위원은 “남편이 사망하면서 재산(채무도 포함)을 남겼다 할지라고 사실혼 상의 아내는 전혀 상속을 받지 못한다.”며 “따라서 안재환이 사망하면서 거액의 채무를 남겼다 할지라도 아내 정선희는 법적으로 그 채무를 상속하지 않게 되어 상속포기 등 별도의 법적 절차를 따를 필요가 전혀 없다.”고 전했다.
◆ 사실혼 이지만 ‘보증을 섰을 경우’
다만 사실혼이든 법률혼이든 여부와 상관없이 아내가 남편의 빚에 대해 보증을 선 경우라면 남편의 사망 여부와 무관하게 그 채무에 관하여 아내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측의 설명이다.
상담소는 “만약 아내가 생전 남편의 보증을 섰다면 사망이 아닌 이혼을 하게 된 경우일지라도 보증인으로서 책임이 적용된다.”며 “정선희가 고 안재환의 보증을 섰다면 빚에 대해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 법률상 부부 였다면
두 사람이 법률상 부부였을 지라도 아내 정선희가 보증을 서지 않았다면 이를 변제할 책임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 위원은 “안재환의 경우, 채무가 일상가사로 인해 진 채무가 아니므로 아내인 정선희에게 책임이 양도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이어 “다만 남편이 사망함에 따라 적극재산 뿐만 아니라 소극재산에 속하는 채무까지도 법정 상속 1순위인 아내에게 상속된다. 이런 경우 아내 정선희는 남편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된 날로부터 반드시 3개월 내에 법원에 상속포기를 해야지만, 채무를 상속하지 않게 된다.”고 조언했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kr / 사진 조민우·한윤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