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에서만 다섯번째 격돌이다. 한국은 지난 9일 아시아라운드 조 1위 결정전과 본선 2라운드에서 선발등판한 봉중근을 다시한번 일본전 선발투수로 예고했고 일본은 9일 경기에서 봉중근과 맞대결을 펼친 이와쿠마 히사시(라쿠텐 골든이글스)를 투입한다.
이번 대결은 이미 4차례의 한-일 전에서 2승 2패를 기록하고 있는 양팀의 비교우위는 물론 우승 타이틀까지 걸린 그야말로 ‘단두대 매치’다. 전세계 야구팬들의 이목이 쏠려있는 이번 결승전은 이미 지난 대결에서의 경기결과로 어느정도 유추가 가능하다.
지난 9일, 아시아라운드 조 1위 결정전에서 봉중근과 이와쿠마의 선발 맞대결은 그야말로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이날 경기에서의 첫 안타가 3회말 1사후 조지마 겐지(시애틀)에게 나왔을 정도였으며 한국은 3회까지 단 한명의 타자도 출루하지 못하며 이와쿠마의 투구에 말렸다. 4회초 이종욱의 볼넷과 정근우의 안타에 이은 김태균의 좌전 적시 2루타로 1득점을 뽑았던 한국은 그 점수가 그날 경기의 결승점이었다.
일본 리그에서도 연속안타를 좀처럼 허용하지 않은 투수로 유명한 이와쿠마는 “선두타자(이종욱)를 볼넷으로 출루시킨게 자신의 뼈아픈 실수” 라며 자신의 실책을 되씹었는데 그만큼 제구력에 자신이 있는 투수다.
6회초 박기혁을 플라이로 잡고 내려올때까지 5.1이닝동안 그가 허용한 안타수는 고작 2개였다. 이번 WBC에서는 총 3경기에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0.73을 기록중이다.
투구시 리프팅탑 지점(들었던 무릎 위치)에서 한번 리듬을 끊었다가 스트라이드로 넘어가는 독특한 투구폼인 이와쿠마는 타자입장에서는 배팅 타이밍을 잡기가 힘든 스타일이다.
대표팀의 다르빗슈 유(니혼햄 파이터스)가 바깥쪽 승부를 즐겨하는 투수라면 이와쿠마는 역회전 볼을 구사하며 타자와의 몸쪽 승부에 자신감을 보이는 투구패턴이다.
또한 투구 로케이션이 뛰어남은 물론 결정구는 스트라이크 존에 오다 떨어지는 포크볼을 주무기로 하고 있어 우리타자들이 가장 까다로워 하는 투수다.
일본 역시 봉중근을 두려워 하는건 마찬가지다.
타자 바깥쪽에 걸치는 140km 후반대의 빠른 페스트볼과 낙차 큰 커브볼은 일본 타자들도 제대로 공략하기 힘들었는데 타자성향에 따라 적절히 섞어 던지는 체인지업도 일본전에서 톡톡한 재미를 본바 있다.
봉중근은 투구시 백스윙된 왼팔이 나오는 속도가 빨라 좌타자가 많은 일본타선에겐 특효약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짐을 싼 ‘거포’ 무라타 슈이치의 3루수 공백을 카와사키 무네노리(소프트뱅크)로 대체할것으로 보인다. 무라타의 귀국으로 히로시마의 또다른 거포인 쿠리하라 겐타를 급거 투입하긴 했지만 4번 자리는 미국전에서 맹타를 휘두른 이나바 아츠노리(니혼햄)가 유력시 된다.
카와사키는 카타오카와 함께 일본 대표팀 내에서 발군의 기동력을 자랑하는 선수로 한점차 승부가 예상되는 이번 대결에서 요주의 인물이다.
실제로 준결승 미국전에서 카와사키는 4타수 2안타(2득점)를 때려냈을 뿐만 아니라 화려한 주루플레이로 미국내야진들을 휘젓고 다니며 발야구의 진수를 보여주기도했다.
한국과의 결승전에는 9번타순에 배치될것으로 예상되는데 카와사키를 출루시키면 상위타순과 연결된다는 점을 감안할때 우리 입장에서는 반드시 그의 출루를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
한편 본선 라운드 조 1위 결정전에서 일본의 우츠미 테츠야(요미우리)에게 사구를 맞았던 이용규는 미국이 아닌 일본이 결승전 파트너로 결정되자 다시한번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승부욕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그의 파이팅이 결승전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진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프로야구통신원 윤석구 rock7304@hanam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