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에 따르면 후난 성 소속 경찰관이었던 왕 자룽은 지난 2004년 딸 왕 자쥔(23)을 원하는 대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다른 수험생의 신분증을 훔치고 공문서를 위조하는 치밀한 범죄행각을 벌였다.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중앙 경찰 공동 수사팀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샤오둥 현 지구대장이었던 왕 자룽은 대학 입학을 앞둔 딸을 위해 뤄 카이샤(23)라는 딸과 같은 반 친구의 신분증을 훔쳤다.
훔친 신분증으로 왕 자쥔은 뤄 카이샤가 받기로 한 귀저우 대학(Guizhou Normal University) 입학 허가서를 중간에서 가로챘고 인장 등을 위조해 가짜 공문서를 제작해 딸을 입학시켰다.
이 때문에 시험에서 높은 성적을 받았지만 원하는 대학에서 떨어진 뤄 카이샤는 대학 입학시험을 한번 더 치렀고 그 다음해에 톈진 대학교에 입학했다.
자칫 세월에 묻힐 뻔한 이 사건의 전말은 4년 만에 드러났다. 뤄 카이샤가 올해 3월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은행에 들렀다가 우연히 자신의 모조 신분증의 존재를 알게돼 경찰에 신고하면서 베일이 벗겨진 것.
왕 저룽은 절도와 공문서 위조 혐의를 받고 체포된 상태고 대학을 졸업하고 후난 성의 한 기업에 취업했던 딸 왕 자쥔은 대학 입학이 취소됐다.
신분증을 도난 당해 재수를 해야했던 뤄 카이샤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같은 반이었던 가까운 친구가 이런 짓을 저질렀다는 것에 환멸을 느낀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수사팀은 두 소녀들이 다녔던 고등학교에서 당시 교장을 역임했던 장 원디도 이 범죄에 연루돼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