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취재 환경부터가 크게 다르다. 봉하마을에는 별도로 천막을 쳐 취재기자석을 마련해두고 있지만, 24일까지 이 곳을 활용하는 기자들은 많지 않았다.
성난 시민들이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는 등 기성 언론사 기자들에게 적대감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일인 23일에는 조문객 수를 의도적으로 축소했다는 비난을 받아온 KBS 중계차량이 마을에서 철수 당하기도 했다.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일부 보수 언론 기자들 역시 취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예 노트북과 카메라 등에서 소속 언론사 스티커를 가린 채 취재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취재 기자석에서는 기사 송고에 필요한 전력을 구할 수도 없다. 이 때문에 상당수 기성 언론 기자들은 마을 공동화장실 내의 전원을 이용하는 실정이다(사진).
반면 유명 블로거나 아고리언들은 시민들로부터 환대받고 있다. 이들은 마을회관 인근의 노사모기념관 실내(사진)를 이용하고 있다. 이 곳은 취재기자석에 비해 전력과 무선인터넷 등 취재 환경이 훨씬 낫다.
블로거 입장에서 현장을 취재중인 경남도민일보의 김주완 기자는 “기성 언론 취재 기자들은 역대 최악의 취재 현장이라고 토로하는 반면, 소속 언론사를 밝히라는 시민들에게 블로거라고 하면 대부분 이해하고 성원한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언론 전문가들은 서울 시내 촛불 집회에 이어 이번 노 전 대통령 서거 현장 취재야말로, 여론을 독과점해온 소수 언론에서 다중의 개인 언론으로 언론의 중심축이 옮아가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봉하마을 취재가 어렵다는 기존 언론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25일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취재기자석을 확대하고 편의시설을 마련했다.
사진 제공=경남도민일보 김주완 기자
서울신문NTN 이여영기자 yiyoyong@seouln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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