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주연 글로벌 프로젝트 영화 ‘블러드’가 11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왜색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얼마 전 ‘블러드’가 언론시사회를 통해 처음 공개된 직후 ‘전지현이 연기한 역할이 일본인이 아니냐’, ‘왜 하필 일본인 역으로 출연했냐’는 반응이 이어진 것.
이와 관련해 전지현은 서울신문NTN과의 인터뷰에서 “‘블러드’가 ‘왜색풍’이라고들 하는데 영화가 일본 애니메이션 원작에 충실해 그런 느낌이 들었을 것”이라며 “영화를 연출한 크리스 나흔 감독이 애니메이션과 거의 똑같이 묘사했다.”고 강조했다.
전지현은 이어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 내가 맡은 사야 역은 어느 특정한 나라에 속해 있는 사람이 아니고 아시아 소녀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공각기동대’로 유명한 오이시 마모루의 원작 애니메이션을 영화화한 ‘블러드’는 일본, 홍콩, 프랑스 3개국이 합작, 제작한 3500만 달러(한화 약 500억 원) 규모의 글로벌 프로젝트다. 크리스 나흔 감독이 연출하고 전지현, 코유키가 주연을 맡았다. ‘와호장룡’ ‘영웅’ 제작진이 CG를 작업했다.
1970년대 일본 도쿄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 전지현은 극중 인류의 미래를 걸고 최후의 결투를 벌이는 16세 뱀파이어 헌터로 등장해 강도 높은 액션 연기와 영어 대사를 소화했다.
극중 사야가 일본인이라는 확실한 설정은 없지만 전지현이 일본 고등학교 여학생을 연상하게 하는 교복인 세일러복을 입고 일본도(刀)를 들고 등장한다. 게다가 뱀파이어 헌터로 활동하기 전 어린 시절 산 속에서 지낼 당시 검술을 가르쳤던 사부, 그리고 남자친구와 일본어로 잠시 의사소통을 하기도 해 일본인 캐릭터처럼 느껴진다.
최근 한국배우들이 할리우드 진출작이나 해외 출연작 등에 캐스팅된 캐릭터에서 일본인 냄새가 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대부분 일본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제작되는 영화의 아시아인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전지현의 ‘블러드’, 비의 ‘스피드 레이서’, 이병헌의 ‘지아이조’ 등은 모두 일본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제작됐다.
할리우드나 해외에서 아시아인이 맡을 수 있는 역할로 일본인 분위기가 나는 역이 쏟아진다고 해도 실망할 일은 아니다. 일본 캐릭터를 일본배우가 아닌 한국배우가 맡게 된다는 것은 할리우드에서 일본배우보다 한국배우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입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NTN 홍정원 기자 cine@seoulntn.com / 사진=코랄픽쳐스, 한윤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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