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독공연, 간신히 용기를 냈어요.”
한국을 대표하는 톱모델 장윤주. 그리고 첫 앨범에서 감성적인 멜로디와 담백한 편곡으로 인정받은 싱어송라이터 장윤주.
지난해 11월에 앨범을 발표하고 패션과 음악을 각각 다른 이미지로, 그러나 묘한 연결선을 만들며 활동하는 그를 공연 준비가 한창인 연습실에서 만났다. 장윤주는 오는 31일 가수로서 첫 단독공연을 갖는다.
스스로를 “욕심 많고 겁도 많은 사람”이라고 설명한 장윤주는 자신의 음악처럼 차분하고 조심스러운 말투로 ‘가수 겸 모델’로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음악 얘기는 항상 “용기가 필요했다.”는 결론으로 이어졌고 모델 일을 말할 때는 당당함이 묻어났다.
● 톱모델 장윤주의 ‘무대 울렁증’
모델 경력 13년차.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것이 익숙할 법도 하건만 첫 단독 콘서트를 앞둔 그는 ‘무대 울렁증’을 호소했다.
“저도 왜 이렇게 떠는지 모르겠어요. 주변에선 모델 이미지 때문인지 전혀 안 떨 것 같다는데, 사실은 무대에 모델로 설 때도 떨리거든요. 다만 모델 일을 할 때는 그 떨림을 즐길 수 있는 거죠. 그런데 노래하면서 떨리는 건 아직 즐기기가 힘들어요.”
무대가 두려운 장윤주를 이적, 정재형 등 주변 음악인들이 첫 콘서트로 이끌었다. 홀로 음악을 만들면서 즐기던 그에게 처음 앨범을 준비하도록 부추긴 이도 그들이었다.
“이번 공연에 게스트로 오는 이적 씨가 제 얘기를 듣더니 ‘윤주야, 라이브는 나도 힘들어. 나는 안 그럴 것 같지? 어떻게 첫 술에 배가 부르겠니.’라고 하더라고요. 주변에서는 저 같은 애가 떠니까 오히려 풋풋하고 진실해 보인다고 위로해 주기도 해요.”
장윤주는 “결국 문제는 음악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고 했다. 스스로 기대치를 정하고 그에 못 미치면 자책하며 힘들어하는 성격이 음악을 두렵게 만드는 원인이란 얘기다.
그래서 앨범 발매 후 주위에서 호평하는 데도 단독공연까지는 8개월이 걸렸다. 공연 위주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로서는 짧지 않은 시간이다.
“시간이 필요했어요. 제 이름을 걸고 하기에는 스스로 만족을 못했으니까. 지금도 준비가 다 되지는 않았지만 용기를 내보는 거죠.”
● “음악은 시댁, 패션은 친정”
겁나고 힘든 음악활동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장윤주는 요즘 모델 일보다 음악에 신경을 더 쓴다. 음악활동에 긴장을 하다보니 가끔 들어오는 모델 일이 쉼터처럼 느껴질 정도다.
“음악활동은 아직 불안하고 초조할 때가 많아요. 어리바리하고. 그러다가 모델로 스케줄이 잡혀서 일을 하면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가 없어요. 음악이 남편과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면서 적응해 나가는 시댁 같다면 모델 일은 그 와중에 가끔 통화하거나 가서 쉴 수 있는 친정집 같아요.”
두 가지 활동을 병행하는 장윤주에게 생활습관은 중요한 문제가 됐다. 합주를 하고 늦은 시간에 배를 채우는 생활을 하다가 모델 일이 생기면 급하게 다이어트를 하기가 일쑤였다.
“모델 일이 좀 느슨해지고 음악활동이 많아지면 저도 모르게 뭔가 먹고 있어요. 그런 걸 잘 조절하는 게 숙제죠. 저도 이제 안 예쁜 부위에 살이 찌는 나이라서….”
모델과 가수라는 두 이름을 함께 가져가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장윤주는 이번 공연에서 오히려 그 점을 더욱 살려낼 계획이다. 이번 공연을 설명하면서 그는 “관객들이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공연을 하고 싶다.”는 말을 몇 번이나 강조했다.
“팬 여러분들이 보고싶어하는 ‘장윤주다운’ 모습을 연구해봤어요. 중간에 워킹 비슷한 퍼포먼스도 보여드릴 예정이고 조명과 영상들도 곡에 맞게, 세련되게 보여드릴 생각이에요. 저를 보러 오시는 분들은 음악 뿐 아니라 모델로서 제 감각을 보고자 하실 테니까요. 오신 분들이 영감을 받는 공연이 됐으면 좋겠어요.”
글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