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성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는 가족과의 불화 끝에 살인범이 되어버린 아르헨티나의 한 소년이 동성애자 판사의 재판을 받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고 나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동성애자가 아니면 자신의 심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올해 18세 된 소년이 바로 논란의 한복판에 서 있는 비운의 피고. 동성애자인 그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받아들이지 않는 가족과 끊임 없는 불화를 겪다 지난 5월 26일 어머니와 형을 살해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살고 있는 소년은 “강도가 들어 어머니와 형을 죽였다.”고 경찰에 허위진술을 했다가 곧 죄를 뉘우치며 범행을 자백했다.
그의 변호인은 “이번 사건은 굉장히 특별한 케이스라는 점을 법원당국이 이해해주길 바란다.”면서 “동성애자가 아니면 결코 소년의 문제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재판부에는 최소한 1명 이상의 동성애자 판사가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동성애자의 심리를 정확하게 판단해야 올바른 판결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변호인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는 가족에게 보이기 위해 가짜 여자 애인을 집으로 데려가는 등 소년이 심적으로 큰 고생을 했다.” 며 “가족이 심리적으로 끊임 없이 고통을 주었다는 점이 반드시 인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범행은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소년은 결코 가족을 살해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소년의 한 측근은 “피고의 입장이 될 수 있는 판사만이 정의로운 판결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동성애자 판사만이 이 사건을 다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에페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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