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최진실의 유골함 도난사건은 치밀하게 준비된 범행이었음이 현장 CCTV 확인 결과 나타났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도 양평경찰서는 20일 오후 3시 중간 수사브리핑을 마친 후 범행 당시 현장이 녹화된 CCTV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동영상에서 범인은 반팔 티셔츠에 조끼를 입고 군복 무늬의 하의를 착용한 상태였다.
이 범인은 지난 4일 17시 56분 최진실의 묘역에 진입한 후 22시 02분 주위를 살폈다.
그리고 22시34분경 포대에서 해머를 꺼낸 뒤 묘역의 뒷부분을 내리쳤다.
경찰에 따르면 이 뒷부분은 분묘의 두께가 가장 얇은 곳으로 범인은 이를 잘 알고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범인은 처음에 분묘의 대리석 기둥을 잘못 쳐 한차례 불꽃이 튀었다. 이후 범인은 멈추지 않고 몇차례 더 해머질을 했고 유골함을 꺼내려다 실패했다.
결국 범인은 수차례 더 해머를 내려쳐 분묘를 깼고 유골함을 꺼내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이 부분에서도 주목했다.
분묘의 중간부분을 때려 파편이 튀면 유골함이 깨질 수 있기 때문에 범인은 맨 우측 모서리 부분을 내려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범인은 22시46분 유골함을 들고 CCTV 카메라 밖으로 나갔다가 1분 후 플래시를 갖고 다시 묘역으로 와서 주위 흔적을 지우는 치밀함을 보였다.
범인은 주위에 있던 고인의 사진, 조화 바구니 등을 옮겨 깨진 부분을 가린 뒤 오후 22시 49분 묘역 밖으로 나갔다가 무슨 이유인지 5일 새벽 03시36분 다시 현장에 나타나 걸레로 2분여간 물청소를 한 뒤 떠났다.
이와 관련 경찰은 “범인의 주도면밀한 점 등으로 보아 몇차례 같은 범행을 한 적이 있는 전과자로 보고 수사 대상을 압축하고 있다.”며 “보다 정확한 CCTV 판독 결과가 나오면 공개수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NTN 조우영 기자 gilmong@seoulnt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