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청문회’로 21일 국회가 후끈 달아올랐다.
민주당을 비롯해 야당은 청문회 초반부터 서면자료 제출이 부실하다며 정운찬 후보자를 몰아세운 뒤 본격적으로 파상공세를 펼쳤다.
이날 청문회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세종시 문제였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세종시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해 정 후보자를 맹공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경제학자인 정 후보자의 전공을 고려해 감세와 금융 등 정책질의에 집중하며 야당의 공세를 희석시켰다.
정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송곳 질문에 시종 담담한 표정을 지으려 애썼다. 하지만 각종 의혹 등 도덕성 문제에 대해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자 정 후보자의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졌다.
야당 의원들에게 답변이 제지 당하자 그는 “의원님, 저에게도 답할 기회를 주십시오.”, “제 말씀 좀 한번 들어보십시오.”, “의원님, 의원님”이라며 억울함을 표시했다.
특히 민주당 백원우 의원이 병역 기피 의혹을 강도 높게 제기하자, 정 후보자는 마른 기침을 해가며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해명하려 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소속인 정의화 청문특위 위원장이 “후보자가 하고 싶은 말이 많고 억울한 부분도 많을 것”이라면서도 “의원들의 질문 중간중간에 끼어드는 것이 그렇게 좋게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자의 서울대 경제학과 제자인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제 질문 순서를 뒤로 미루고 병역과 관련해 후보자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겠다.”고 배려했다. 이에 정 후보자가 7분 동안 병역 의혹을 적극 설명했다. 이 의원은 정 후보자의 해명을 직접 요약까지 해주며 병역기피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역설해 동료 의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정 후보자는 세종시와 각종 경제 정책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때는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전공분야에는 자신 있다는 듯 간간이 엷은 미소도 지었다. 감세 등 민감한 현안에는 “제가 아직 교수티를 벗지 못했서?.”라며 비껴갔다.
여여간 장외 신경전도 치열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후보자는 과거 민주당이 대선후보로 영입하려고 했던 국민통합형 총리”라면서 “정략적인 목적으로 흠집내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반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정 후보자는 비리백화점”이라면서 “위장전입부터 세금 탈루, 논문 중복 게재 등 ‘별(주요 의혹)’이 6개나 된다.”며 이틀간의 청문회에서 강도 높은 검증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글 / 서울신문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