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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전 전승’ 카펠로의 잉글랜드는 완벽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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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이제 적게는 1경기 많게는 2경기를 치르게 되면 본선 직행 팀이 가려지게 되며 아쉽게 직행 티켓을 놓친 팀들은 플레이오프를 통해 잔여 티켓을 노리게 된다.

현재 남아공행이 확정된 팀은 유로2008 우승국인 ‘무적함대’ 스페인과 ‘축구종가’ 잉글랜드 그리고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다. 반면 포르투갈과 체코, 프랑스 등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마법사’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는 ‘전차군단’ 독일과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 있다.

이 중 객관적인 지표상 가장 ‘퍼펙트’한 전력을 선보이고 있는 팀은 단연,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잉글랜드다. 잉글랜드는 크로아티아, 우크라이나 등과 함께 6조에 속한 잉글랜드는 8경기를 치른 현재 8전 전승에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일찌감치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공수에서도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잉글랜드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31골을 상대 골문에 성공시켰으며 단 5골만을 실점했다. 이는 득점부분 2위에 올라있는 독일보다 7골이 많은 수치이며 최소실점인 스페인과 네덜란드 보다 3골 더 허용했을 뿐이다.

이처럼 잉글랜드는 유로2008 탈락의 아픔을 말끔히 씻어낼 만한 놀라운 실력을 뽐내고 있다. 그동안 잉글랜드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조직력이 살아나며 유럽 예선 내내 기복 없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특히 이번 예선을 통해 하나의 팀으로 완성되고 있다는데 전문가들은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잉글랜드의 가장 큰 문제는 최고의 선수 11명이 하나의 팀으로 완성되지 못하는 점이었다.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인 스티븐 제라드와 프랑크 램파드를 보유했지만 이 둘은 불협화음을 보이며 1+1=2가 아닌 1+1=0 이 되는 효과를 나타냈다.

이로 인해 잉글랜드의 최대 장점인 중원의 힘이 발휘되지 못했고 덩달아 전방과 후방에서도 그들이 지닌 재능을 100% 끌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카펠로 감독 부임 이후 잉글랜드는 가시적으로 많은 변화를 보여 왔다. 우선, 풀리지 않는 숙제와도 같았던 제라드와 램파드의 공존을 가능케 했고 루니의 득점력을 극대화시키는데 성공했다. 또한 글렌 존슨과 가레스 배리를 중용하며 잉글랜드의 새로운 동력카드로 적극 활용했다.

무엇보다 제라드와 램파드가 동시에 살아나며 잉글랜드의 장점이 보다 부각되기 시작했다. 램파드는 배리와 함께 중원에서 자신의 역할을 십분 발휘할 수 있게 됐고 제라드는 측면으로 자리를 옮겨 자유롭게 전방에 대한 지원사격을 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공격형 윙백으로 거듭난 존슨의 발견은 카펠로호의 공격력을 배가 시켰다.

그렇다면, 카펠로 감독의 잉글랜드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의 우승후보로서 자격을 갖춘 것일까? 이에 대한 대답을 섣불리 내리기는 쉽지 않다.

잉글랜드가 유럽 예선에서 객관적인 지표상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인 것은 사실이나, 크로아티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팀들이 앞서 언급한 변화가 없이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약체들이었다.

또한 잉글랜드의 가장 위협적인 대항마로 지목됐던 크로아티아의 부진도 잉글랜드가 별다른 어려움 없이 본선행 티켓을 타낼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다. 즉, 유럽 예선만으로 잉글랜드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완벽해 보이나 여전히 잉글랜드에는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들이 많다. 마이클 오웬의 장기 부상 이후 루니의 파트너를 찾지 못했다는 점과 제라드와 램파드의 공존 역시 강팀과의 경기를 통해 검증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불안한 골문은 잉글랜드가 다른 강팀들과 비교할 때 최대 약점 중 하나다.

잉글랜드의 유명한 칼럼리스트 사이먼 쿠퍼는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잉글랜드 대표팀을 두고 이런 말을 했다. “잉글랜드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늘 비슷한 승률을 유지해왔다. 카펠로호가 이전의 맥클라렌호 보다 나아 보일지 몰라도 승률에는 큰 차이가 없다.”며 매우 일관적인 모습을 유지해왔다고 지적했다.


쿠퍼의 발언은 잉글랜드가 왜 1966년 이후 월드컵 우승이 없는지 말해주고 있다. 승률이 일정한 팀보다 승률이 일정하지 못한 팀이 우승할 확률이 높다. 어느 순간 평균 이상의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998년 프랑스가 그랬고 2004년 유로대회에서 그리스가 그랬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너무 일관적이다.

현재 잘 나가고 있는 카펠로호가 보다 완벽해지기 위해선, 바로 이 일관성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래야 40년 넘게 이루지 못하고 있는 ‘축구종가의 꿈’ 월드컵 우승에 보다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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