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프한’ 여성 록커들을 보면 실제 그녀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최근 새 싱글 ‘위풍당당’으로 컴백한 마야(본명 김영숙·30)를 보면 더욱 그랬다.
언젠가 한 공연에서 ‘진달래꽃’을 폭발적인 카리스마로 열창하는 그녀를 보면서 ‘무대 밖 진짜 그녀 모습’이 궁금해진 적이 있다.
여성 록커로 살아간다는 것. 어쩌면 이 삶의 전제가 무대 위 ‘남성성’을 부르는 것은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녀의 ‘여성스러움’을 찾아내려던 인터뷰 전 작전은 100% 실패했다.
대신 더 쿨하고 더 씩씩하며 더 위풍당당한 ‘사람’ 마야를 만날 수 있었다.
“십자수 하는 저를 기대하셨다면 미안해요.(웃음) 하지만 거짓말을 할 수는 없잖아요? ‘록커’라는 이유로 애써 터프하거나 털털한 척 할 필요도 없지만, 무대에서 내려온 후 신비감을 자아내기 위해 일부러 저를 여성스럽게 포장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요. 제 이미지… 너무 센가요?”
남성들이 만든 ‘여성성’에 대한 소견도 피력했다.
“호리병 같은 몸매에 청순한 얼굴, 지고지순한 성격의 여자는 결국 남자들이 만든 ‘여성상’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실제로 ‘여자이기 때문에’ 다른 평가를 받는 경우가 흔히 있거든요. 왜 여성 보디빌더는 육체미를 인정받을 수 없죠? 그녀가 흘린 땀도 남성 보디빌더처럼 아름답게 해석될 수 있잖아요.”
마야는 당당하고 솔직한 여성이 곧 ‘비호감’으로 비쳐지는 편견에 아쉬움을 표했다.
“사실 저 역시 걱정될 때가 있었어요. 주변에서 이런 충고를 하시더라고요. 당당함의 선이 잘못 넘어가면 비호감이 될 수 있다고요.(웃음) 하지만 누구에게나 호감이 될 수 없다면 ‘소신’있는 한 사람이 되는 편이 더 중요하잖아요.”
마야는 자신의 가치관만큼 음악도 소신 있게 하고 있다. 상업성을 쫓기보다 자신의 음악색을 고집해왔다.
“요즘 쌀쌀해지니까 사랑의 세레나데가 그렇게들 많이 나오더라고요. 제 노래 ‘위풍당당’이 컬러링으로 막 저장해두고 싶은 러브 송은 아니잖아요? 상업성의 입맛에 맞출 수는 없지만 ‘위풍당당’은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노래에요. 저는 그거면 충분해요.”
‘뚱뚱해도 당당하게 살아 / 차 없어도 당당하게 걸어가리라 / 기 죽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 / 욕먹어도 당당하게 싸워 가리라 / 왜 그러냐고 묻지를 마라 / 나는 원래 멋진 사람이니까/’(‘위풍당당’ 中)
반복해 들을수록 알 수 없는 기운이 솟아난다. 목청껏 부르고 나면 세상에 좀 더 당당하게 맞설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여성 록커 마야가 그토록 ‘위풍당당’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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