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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돋보기] 박찬호가 비의 ‘닌자 어쌔신’을 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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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재훈)의 ‘닌자 어쌔신’이 기자시사회를 마치고, 26일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가수, 춤꾼, 배우로서 그간 비가 보여준 성과는 그를 월드스타로 부르는데 주저함이 없게 한다.

그런 그가 초기 미국 진출작 ‘스피드 레이서’의 실패를 뒤로하고 고된 훈련 끝에 닌자로 다시 태어났다. 공개된 메이킹 필름에서 보여주는 그의 집념과 노력은 왜 비가 지금 성공가도를 질주하는지 감동속에 바라보게 한다. 맨땅에서 출발한 그의 성공담은 맨주먹 신화에 익숙한 한국인에게 도전의 상징처럼 보인다.

또한 이번 영화는 ‘매트릭스’로 이미 할리우드의 총애를 받고 있는 워쇼스키 형제의 전폭적인 지원하에서 진행된 프로젝트여서 관심이 더한다.

할리우드는 전 세계 영화 시장의 메카로서 군림한지 오래다.

비는 기자 시사회에서 “이제 할리우드에서 동양인 배우가 필요하면 내 이름이 먼저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비의 할리우드에의 집념은 지난 94년 미국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박찬호 선수를 연상케 한다. 최고시장, 최고무대를 향한 도전말이다.

하지만 비와 박찬호의 도전을 비교해보면 아쉬움이 크다. 메이저 리그는 전 세계에서 야구하는 이들의 공통된 꿈의 무대다.

실력만 출중하고 매너만 갖추고 있다면 피부색에 상관없이 누구라도 최고 스타가 될 수 있다. 그가 마이너리그에서 눈물젖은 빵을 먹은 이유다.

하지만 할리우드는 승패가 분명한 녹색의 그라운드가 아니다. 또한 할리우드가 마냥 영화의 최고 무대라고 부르기엔 팬과 관객들의 가슴에 뭔가 자존심이 꿈틀거린다.

분명 영화를 상업적인 시선으로만 본다면 ‘큰 무대’에 진출한다는 것 자체로 충분히 설득력이 있지만, 영화는 하나의 상품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예술품이기도 하다. 한국 영화도 유수의 세계 영화제에서 충분히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비의 말처럼 할리우드에서 동양권 배우가 생각났을 때 비의 이름이 먼저 떠오른 다면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미국 관객, 나아가서 전 세계 관객들에게 할리우드 영화속 한국배우는 쌍칼만 휘두르고 다니는 무협지속 주인공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은 과히 달가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동양권의 비의 팬층 그리고 미국내에서 무협 영화에 열광하는 매니아들을 위한 고도의 전략적 기획하에 태어난 영화라고 해도 피범벅 영화속 비의 모습이 생경하긴 마찬가지다.

이 점에서 최근 한국 배우들의 할리우드 진출방식은 우려스런 면이 없지 않다. 전지현과 이병헌 그리고 비에 이르기까지 모두 칼을 든 전사다.

한번 굳어진 이미지는 변신이 어렵다. 할리우드 진출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진출하느냐에도 고민이 함께해야 하지 않을까.

’닌자 어쌔신’에 대한 기대에 물음표가 섞이는 이유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양혁진 기자 before@seouln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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