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많이 빠졌어요. 악몽도 꾸고….”
배우 최송현. 적지 않은 이들에게 전직 아나운서로 기억되는 그가 처음으로 주연배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나운서의 단아함은 찾아볼 수 없는 ‘허당 불여우’ 미망인 역할이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미세스타운-남편이 죽었다’의 주연배우로 인터뷰 테이블에 나온 최송현에게선 부담감과 설렘이 동시에 전해졌다.
“계속 반복되는 악몽을 꿔요. 촬영장에서 준비 사인이 나왔는데 분장이나 헤어가 하나도 안돼 있는 꿈이요. 식욕도 줄었고 살도 빠졌어요.”
● “연기, 내 안에 작은 모습을 극대화 시키는 것”
최송현이 연기하는 ‘재키’는 성형수술로 얻은 미모를 무기로 삼는 요부. 그러나 감정에 솔직하고 순수한 구석이 있어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그려진다. 단아하고 차분한 아나운서의 잔상이 남은 최송현의 첫 주연 역할로는 다소 파격적이다.
“아나운서의 단아하고 차분한 이미지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주셨던 거고, 제가 아는 제 모습은 재키와 닮은 면이 많아요. 만약 정말 달랐다면 부담스러웠을 텐데 작품을 보는 순간 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어요.”
최송현은 이번 드라마에서 가장 화려한 캐릭터를 담당한다. 화려한 옷차림과 짙은 화장을 한 최송현의 모습은 아나운서보다 전작인 영화 ‘인사동스캔들’의 공수정에 가깝다.
“이 스타일이 좋아요. 직장에 다닐 땐 그런 것도 힘들었거든요. 원래 정장을 싫어하는데 회사에서 필요해 살 때는 돈도 아깝고 그랬죠. 트레이닝복이나 짧은 스커트 같은 옷 좋아해요.”
상반된 두 이미지가 부담스러울 법 하지만 최송현은 오히려 그 점을 배우라는 직업의 매력으로 꼽았다.
“어느 것도 제 모습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죠. 아나운서로 활동할 때 단아함이나 이후 배역의 강한 인상이나. 배우의 매력이 아닐까요? 내 안에 있는 모습을 하나하나 꺼내고, 그 작은 것들을 극대화 시키는 작업이 연기라고 생각해요.”
● “노출? 걱정은 했지만…”
연하의 애인을 둔 섹시한 미망인 역할. 케이블채널 드라마. 아무래도 성(性)적인 표현이 연상되는 조건이다. 실제로 드라마에는 첫회부터 최송현의 격정적인 애정신이 삽입됐다.
“케이블채널 드라마라서 ‘옐로우’적인 요소가 있으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죠. 있다면 그걸 담당할 게 제 캐릭터인 것 같았어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첫 미팅에서 그 우려를 씻어주셨죠. 촬영하면서 보니까 감독님도 그 부분을 되게 민망해 하시더라고요.”
영화 ‘인사동스캔들’에 이어 또다시 팜므파탈 역을 맡은 최송현이지만 극중 노출 연기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노출을 한다거나 안한다는 말 자체가 좀 어려워요. 작품에 꼭 필요한 신인가를 먼저 살피겠죠. 굳이 필요하지 않다면 감독님과 수위를 놓고 상의를 할 것 같아요.”
최송현은 자신의 연기를 “부족하다.”고 자평했다. 배우 선언 이후 섹시하고 강한 캐릭터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오히려 “지금으로선 영광”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솔직히 전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 내공이 많이 필요한 연기는 잘 해낼 수 없을 거라 생각해요. 외적인 면이 강조된 재키는 그런 점에서 좋았어요. 또 ‘최송현에게 저런 면이 있었네?’ 하는 생각을 드릴 수 있다면 더 좋겠죠.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