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후 8시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3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은 수많은 스타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치러졌다. 지난 9월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장진영에게 특별상이 수여한 뒤 추모물결로 장내가 숙연해지기도 했지만 스타들의 재치 있는 입담은 축제분위기를 띄우기에 충분했다.
시작은 청룡영화상 진행을 맡은 김혜수였다. 올해로 11년 연속 MC로 청룡영화상 무대에 오른 김혜수는 “청룡영화상을 제가 주최하는 것 아닌가 하는 말도 안 되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함께 진행을 맡은 이범수가 장수비결을 묻자 “주변 분들이 지속적으로 양보해주면 된다.”고 답해 웃음을 선사했다.
김혜수 외에도 이병헌, 하정우, 임하룡, 천정명 등 수많은 스타들이 입담대결에 동참했다. 다음은 올해 청룡영화상을 화려하게 장식한 영화인들의 ‘말말말’이다.
◆ 장진 감독 “세 대통령들은 아쉽게 못 오게 됐다. 대통령은 바쁘잖아요.”
- ‘굿모닝 프레지던트’의 무대인사에서
◆ 천정명 “군대에 남은 후임병들이 아마 저를 무척 부러워할 거예요.”
- 신인 남우상 시상자로 한예슬과 함께 무대에 올라 “함께 시상하게 돼 영광”이라며
◆ 하정우 “충격이에요. 인기스타상은 제가 손대면 안될 것 같은 영역이었는데…”
- 인기스타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전하며
◆ 최강희 “학교 자주 가는 편은 아니었다. 몸이 약했던 거라고 생각해주세요.”
- 인기스타상을 수상한 뒤 ‘애자’에서 불량소녀 연기를 잘 했는데 실제는 어땠냐고 묻자
◆ 임하룡 “충무로가 쭉 주목만 하다가 올해 작품 3편 찍었어요.”
- 시상자로 무대에 올라 올해 작품을 여러 편 했다는 말에
◆ 이병헌 “김태희와 키스신 찍다 NG가 자꾸 나서 사탕을 열 개 이상 썼어요. 처음에는 사탕을 버렸는데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먹게 되더라고요.”
- KBS TV 수목드라마 ‘아이리스’에서 화제가 된 김태희와의 ‘사탕키스’ 후 사탕의 행방을 묻는 이범수의 질문에
◆ 양익준 감독 “도둑이 들면 지킬 수 있는 무기가 또 하나 생긴 것 같습니다.”
- ‘똥파리’로 신인 남우상을 받은 양익준이 수상소감을 말하며
◆ 박보영 “제 두 번째 아빠인 차태현 오빠 먼 훗날 제가 연기를 잘할 수 있을 때 또 함께 해주세요. 그때는 제가 아빠의 남우주연상을 위해 연기할게요.”
- 신인여우상 수상의 영광을 ‘과속스캔들’에서 호흡을 맞췄던 차태현에게 돌리며
◆ 오만석 “저를 보고 ‘왜 진구가 또 나왔나’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 시상자로 나온 오만석이 앞서 무대에 오른 진구와 비슷한 자신의 외모를 개그소재로
◆ 이용주 감독 “신인감독상 받을 줄 알고 소감을 준비했는데 각본상을 받았네요. 그래도 그냥 할게요.”
- ‘불신지옥’으로 각본상을 받은 뒤 신인감독상을 받을 줄 알았다며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 / 사진=이규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