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음반의 활성화로 인해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곡들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 앨범 발매 전후로 홍보 경쟁이 더욱 뜨거워졌다. 하지만 앨범 발매 후 성대결절로 무려 두 달 동안 노래를 부르지 못한 가수가 있다. 혹자는 “이번 앨범은 이미 김빠졌다.”며 활동을 만류했지만 차마 이대로 끝낼 수 없었던 KCM의 사연을 들어봤다.
지난해 11월 5집 앨범 ‘Part1-Alone’을 발매한 KCM은 그달 28일 부산콘서트 도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성대 결절 진단을 받은 KCM은 모든 스케줄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두 달이 지나 지난달 13일 새로운 버전의 타이틀곡 ‘하루가’를 선보였다. KCM이 5집 앨범에 이토록 집착하는 건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KCM은 지난해 전 소속사와 결별 후 8년간 가수 생활을 하며 틈틈이 준비했던 100여곡들 중 모니터링과 편곡을 거쳐 5집 앨범을 제작했다. 제작과 녹음에 10개월가량 더 걸렸으니 총 9년여의 시간과 열정이 앨범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셈이다.
“앨범을 혼자 준비하면서 잘 안 넘어갈 땐 답답했지만 너무 자유로웠고 지금 생각해봐도 즐거웠단 생각이 들어요. 문제는 작업을 마치고 그 당시에 몰랐던 스트레스와 과로가 쌓여서 노래도 못할 정도로 몸이 굉장히 아팠다는 거죠.”
KCM이 몸에 탈이 날 정도로 열정을 보였던 건 변화를 시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KCM은 기존의 음악에서 조금 더 클래식한 스타일의 곡을 파트1에, 그간 준비해왔던 곡들 중 감성적인 80년대 팝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곡들을 모아 파트2에 담았다.
“30~40대를 위한 음악이 없다는 글을 보고 앨범 콘셉트를 잡았어요. 사실 좀 쉬었다가 파트2로 나올까도 했는데 팬들이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셔서 파트1의 타이틀곡 ‘하루가’ 뉴 버전으로 다시 활동하게 됐죠.”
한 여자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면서 평생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한 남자의 절박한 심정을 그린 ‘하루가’는 KCM에게 큰 의미가 있는 곡이다. 자신을 만나러 가는 길에 교통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실제 첫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하루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KCM은 곧 5집 앨범 파트2도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KCM의 변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자신의 음반뿐만 아니라 후배들의 앨범도 프로듀싱하며 후배양성에 나선 것.
“프로듀서로서 발전하기 위해 음악 공부에 매진하고 있어요. 올해 제가 프로듀싱한 앨범도 몇 개 나오고 뛰어난 후배가수를 발굴하면 제작까지 도전해볼 생각이에요. 제가 욕심이 많은 편이에요.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잖아요. 욕심이 나는 만큼 열심히 해야죠.”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