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알권리인가 개인의 사생활 침해인가.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화를 내는 모습이 담긴 비(非)방송용 영상을 프랑스 매체의 한 기자가 최근 공개해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Rue89의 오거스틴 스칼버트 기자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2008년 6월 프랑스 국영 방송사 프랑스3의 저녁뉴스에 출연하기 전 준비과정에서 방송사 직원에게 화를 내는 영상을 입수해 최근 공개했다.
문제의 영상이 촬영될 당시 사르코지 대통령은 메이크업을 받는 중이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방송사 직원에게 인사를 건넸으나 무시당하자 기분이 상해 “이건 교육의 문제다. 초대를 받았으면 사람들과 인사할 권리가 있는 것 아니냐.”고 강한 어투로 비난했다.
직원과의 트러블에도 사르코지 대통령은 본 방송에서 침착함을 유지해 방송을 잘 마쳤으나 2년 여 만에 다시 이 문제가 수면에 올랐다. 기술자로부터 이 비방송용 영상을 입수한 스칼버트 기자가 이를 공개해 사르코지 대통령이 추구하는 점잖고 카리스마를 풍기는 이미지에 흠집을 남긴 것.
프랑스3 측은 이 영상을 폭로한 스칼버트 기자을 고소했으며 해당 영상을 기자에게 넘긴 기술자도 곧 법정에 세울 계획이다. 유죄가 확정되면 스칼버트 기자는 징역 5년 형이나 37만5000유로(5억 5900만원) 벌금형에 처한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이런 법적조치는 언론의 기본적인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으며 Rue89의 대표도 대중의 알권리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사생활을 공개해 치명적인 상처를 남겼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아 법원의 판결에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