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괜찮아요.”
야구장에 갈 때 머리 보호용 장구라도 챙겨야 하는 것일까. 최근 열린 미국 야구 내셔널리그 경기 도중 한 10대 야구팬이 관중석으로 날아온 배트를 맞고 순간 정신을 잃었다.
미국 폭스방송에 따르면 애리조나 체이스 필드 스타디움(Chase Field stadium)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득점 없이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진 4회. 자이언츠의 버스터 포지가 타자석에 들어섰다. 투수의 공을 노려보고 힘껏 스윙을 날렸지만 손에서 미끄러진 배트가 관중석으로 날아갔다.
관중의 우려섞인 시선을 한껏 받으며 날아간 이 배트는 관중석에서 열렬히 응원 중이던 13세 소년의 이마를 정확히 때렸다. 이 소년은 순간 정신을 잃은 듯 고꾸라졌고 경기는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경기장 구조대가 출동해 이마에 얼음주머니를 대는 등 응급처치를 실시했다. 정신을 차린 소년은 들것에 실려 나갔지만, 이 과정에서 엄지손을 번쩍 치켜세워 보여 많은 사람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스타디움 관계자는 “배트에 머리를 맞은 소년은 병원에 실려 가서 검사를 받았으나 이상은 없었다.”고 전했다. 다시 경기가 재개되고 해프닝이 잊혀지는 것 같았지만 자이언츠의 파블로 샌도발의 파울볼이 관중석에 앉아있던 2살배기의 이마를 맞혀 경기장은 또 한동안 술렁였다.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 된 이 경기에서 자이언츠가 다이아몬드백스를 2대 0으로 눌렀다. 배트로 관객의 머리를 맞힌 포지 선수는 “드물지만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면서 “선수와 관중 모두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