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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통신] 박지성의 아스날전 골은 정말 행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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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 Whiz(깜짝 놀랄 만한이라는 뜻의 Gee-Whiz 인용)’ 박지성(29)이 천적 아스날을 상대로 시즌 6골이자 결승골을 작렬시키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짜릿한 1-0 승리를 이끌었다. 박지성은 2005년 맨유 입단 이후 시즌 최다 골을 성공시켰을 뿐 아니라 아스날을 상대로 7차례 선발로 나서 4골을 터트리는 괴력을 선보였다. 참고로 박지성의 대 아스날전 승률은 70%다.

그러나 경기 후 박지성의 경기력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영국 스포츠채널 <스카이스포츠>는 “부진했던 모습을 골로 얼버무렸다(Goal will gloss over quite a poor display)”라는 평가와 함께 평점 6점을 부여했다. 반면 영국 일간지 <더 선>, <데일리 미러>, <가디언> 등은 평점 7~8점을 부여하며 박지성의 팀 기여도를 높이 평가했다.

사실 이날 박지성은 냉정히 말해 최고의 모습을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측면 수비에 치중하며 팀 밸런스를 맞추는데 중점을 뒀다. 늘 그래왔듯이 기복 없는 플레이를 펼쳤지만 헤딩 결승골을 제외하곤 공격적으로 크게 인상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박지성은 알렉스 퍼거슨의 숨은 비밀 무기였고 그는 결정적인 찬스를 결승골로 성공시키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퍼거슨 감독은 예상대로 아스날전 맞춤 전술인 4-3-3 시스템을 가동했다. 마이클 캐릭, 대런 플레쳐, 안데르손을 동시에 출격 시키며 중원을 강화했고 최전방에 박지성, 나니, 웨인 루니로 이어지는 스리톱을 통해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한 가지 주목해야할 사실은 박지성의 헤딩골이 우연이 아닌 퍼거슨 감독의 준비된 계획 하에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물론 퍼거슨이 경기 시작 전부터 박지성의 헤딩골을 계획했단 얘기는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날 맨유는 스리톱을 가동했고, 공격 작업은 나니의 우측 돌파와 루니의 이타적인 움직임 그리고 박지성의 중앙 침투에 의해 이뤄졌다. 안데르손과 플레쳐가 자주 전진하며 공격에 힘을 보태긴 했지만 사실상 마침표를 찍는 작업은 세 명의 스리톱에 의해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맨유의 골은 루니, 나니, 박지성 스리톱에 의해 만들어졌다. 전반 40분 루니가 헤딩으로 나니에게 볼을 떨궈줬고 나니가 아스날의 왼쪽 풀백 가엘 클리쉬를 제친 뒤 올린 크로스를 중앙으로 쇄도하던 박지성이 머리로 절묘하게 방향을 바꾸며 아스날의 골망을 흔들었다. 퍼거슨이 맨유의 스리톱에게 원했던 장면이 그대로 이뤄진 셈이다.

경기 후 아스날의 골키퍼 보이치에흐 스체스니 골키퍼는 <EPSN>과의 인터뷰를 통해 “맨유의 골은 행운이 따른 골이었다. 박지성이 헤딩을 노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머리에 맞은 볼이 골대를 향하며 내가 막을 수 없었을 뿐”이라며 박지성의 헤딩골을 평가 절하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는 패자의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행운도 어느 정도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스체스니의 말대로 단순히 머리에 맞고 골로 연결됐다면 박지성의 헤딩은 골로 연결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박지성은 다소 낮고 빨랐던 나니의 크로스를 동물적인 감각을 통해 틀었고 골대를 맞고 들어가는 약간의 행운을 통해 득점을 성공시켰다. 어쨌든 행운의 헤딩골이 있기 전까지 맨유의 공격전개는 퍼거슨이 의도대로 진행됐고, 그 마침표를 찍은 것은 ‘맨유의 영웅’ 박지성이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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