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버지를 도와주세요.”
중국의 20대 여성이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서 자신의 첫날밤을 팔겠다는 애절한 글을 인터넷에 올려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며칠 만에 이 글을 올린 주인공이 20대 여성이 아닌 중년 남성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새해 첫날인 지난 1일(현지시간)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궈 하년(24)이라고 자신을 밝힌 여성이 “아버지를 도와줄 수 있는 누구와도 기꺼이 첫 잠자리를 하겠다.”는 글과 함께 자신의 얼굴을 함께 공개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녀는 “경제 관료였던 아버지 궈 이엔렁(49)이 14년 전 억울한 누명을 쓰고 체포돼 정신병원에 갇힌 뒤 아직 퇴원하지 못했다.”고 설명하면서 “아버지를 구할 수만 있다면 처음 본 남성과 잠자리 뿐 아니라 성노예라도 되겠다.” 절박함을 드러냈다.
이 여성의 절절한 사부곡은 하루 약 1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수많은 네티즌들은 “당장 죄 없는 남성을 퇴원시키라.”고 병원과 경찰 당국을 압박했고, 다음날 이엔렁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10여년 만에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효심이 세운 기적으로 끝날 뻔 했던 이 드라마는 결국 거짓말로 밝혀지면서 충격을 줬다. 정부 측이 조사한 결과, 글과 사진을 올린 사람은 이엔렁의 20대 딸이 아닌 그와 같은 정신병원에서 함께 갇혀 있던 중년의 남성 사진작가 펑 바오콴로 드러난 것.
2004년 반정부적인 사진을 찍은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펑은 아무런 정신병 증세가 없는데도 정신병원에 갇혔고 그곳에서 무려 6년이나 입원해 있었다. 펑은 지난해 4월 비슷한 처지의 이엔렁을 만나 인연을 맺었으며, 그를 도우려고 자작극을 벌였다고 고백했다.
많은 이들에게 배신감을 줬지만 펑은 대중을 기만할 의도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그는 “나는 그동안 인터넷에 이엔렁의 억울함을 주장하는 글을 많이 올렸지만 번번이 무시당했다.”면서 “언론과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돕기 위해서 이런 글을 썼지만, 내가 여자가 아니라는 것 외에는 거짓인 게 없다.”고 오히려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진설명=펑 바오콴과 그가 인터넷에 올린 사진(위),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궈 이엔렁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