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현지시간) 중국 청두에선 J-20으로 알려진 중국의 첫 번째 스텔스 전투기가 역사적인 첫 비행을 실시했다.
이날 J-20 전투기는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 채 약 15분에 걸친 첫 비행을 무사히 마치고 활주로에 내려앉았다.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는 없었으나 당시 촬영된 사진과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면서 소식이 전 세계로 전해졌다.
소식을 접한 우리나라와 일본의 반응은 사뭇 뜨거웠다. 그동안 ‘숫자만 많았던’ 중국군이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스텔스 전투기를 날리는데 성공한 까닭이다.
특히 한·일 양국 모두 아직 5세대로 분류되는 스텔스 전투기를 갖추지 못한 탓에 J-20 첫 비행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금까지의 여러 차례에 걸친 실험에서 스텔스 전투기와 그렇지 않은 전투기의 공중전은 항상 일방적인 결과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스텔스 전투기인 미국의 ‘F-22A 랩터’와 4세대 비(非)스텔스 전투기인 F-15, 16과의 모의전투가 144:0이라는 참혹한 결과를 내놨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스텔스기의 가장 큰 특징은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레이더 반사면적(RCS)이 크게 감소해 피탐(避探)거리가 극단적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스텔스기는 레이더 전파를 엉뚱한 방향으로 반사하도록 예리한 각도를 유지하거나 기체의 여러 부위가 톱니모양으로 연결돼 있다. 표면에는 전파를 흡수하는 특수코팅까지 되어 있어 4세대 전투기와 비교해 훨씬 접근해야 탐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똑같은 레이더를 사용했을 때 4세대 전투기가 200㎞ 밖에서 탐지됐다면 스텔스기는 50㎞, 혹은 그 이하로 접근해야 레이더에 잡힌다는 뜻이다.
때문에 4세대 전투기가 아직 포착도 못할 때, 스텔스기는 이미 미사일을 발사했을 수 있어 144:0이라는 결과가 나오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따라서 스텔스기와 대등하게 전투를 벌이기 위해선 마찬가지로 스텔스기로 대응하는 것이 최선이며, 기존의 F-15, F-16 전투기는 레이더보다는 적외선 전방감시(IRST) 등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편 이번에 첫 비행에 성공한 J-20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성능이나 제원이 공개되지 않았고, 그나마 이제 첫 비행을 시작한 시제기라는 점에서 성능을 속단하긴 어렵다.
이와 관련해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지난 8일(미국 현지시간) 방중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예상보다 일찍 스텔스기를 실전배치할 수 있다면서도 이 전투기의 스텔스 성능이 얼마나 뛰어난지는 여전히 의문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신문 M&M 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n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