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한 여성시장이 시내 무허가 판자촌 철거작업을 하며 거주민과 무력 충돌을 벌이던 경찰관에 주먹을 휘두르며 공개적으로 꾸짖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필리핀 다바오시의 사라 두테르테 카르피오 시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경찰의 철거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던 무허가 판자촌을 찾았다. 이곳에선 지난달 내려진 법원의 철거 명령에 따라 경찰과 철거업체가 주민들의 저항에도 무리하게 철거작업을 벌이던 중이었다.
현지 언론매체에 따르면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리게 된 약 220가구 거주민들이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격렬하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주민 3명과 경찰관 1명 등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두테르테 시장은 이날 거주민과 경찰의 극단적 충돌을 막기 위해서 철거 현장에 깜짝 방문했다. 그녀는 경찰에 “철거를 2시간가량 중단하고 거주민과 조정의 시간을 가져보라.”고 중재했으나 경찰이 이 지시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두테르테 시장은 현장을 진두지휘하던 경찰관 아베 안드레스에 가까이 오라고 손짓을 하더니 그의 얼굴에 거칠게 주먹을 날렸다. 최소 4대를 가격당한 경찰관은 얼굴을 감싸 쥐고 뒷걸음질 쳤으며, 거주민은 환호를 보내 두테르테 시장에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현 시장이 공무 집행 중인 경찰을 그것도 공개적으로 주먹질한 이 사건의 후폭풍은 거셌다. 거주민에 편에 선 그녀를 지지한 이들이 적지 않지만 “시장이 경찰을 공개적으로 구타한 건 경찰 전체를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던 것. 실제로 이 사건으로 두테르테 시장은 직무 정지나 해임조치 등 엄한 징계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대해 두테르테 시장은 “당시 경찰은 철거를 하려 온 게 아니라 폭동을 일으키러 온 것 같았다.”고 경찰의 무력진압을 구타의 이유로 꼽았다. 얼굴을 얻어맞은 경찰관은 폭력혐의로 두테르테를 고소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매체가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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