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방과학원과 영국 남극 자연환경연구소의 공동 연구진은 남극해가 CO₂를 흡수해 저장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이는 바람과 해류로 형성된 소용돌이가 깔때기 모양의 물줄기를 형성, CO₂를 빨아들이는 것이라고 한다.
지구 상에 존재하는 CO₂의 약 25%가 바닷속으로 흡수돼 저장되고 있지만 이 중 40%가 남극해로 집중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CO₂는 수백~수천 년간 수심 1,000m 부근에 저장되지만 어떠한 원리 때문인지는 규명되지 않았었다.
기존에는 바람이 CO₂가 녹아 있는 표층 해수를 일정 해역으로 모아 심해로 내려보낸다고 추정해 왔지만 연구진은 지난 10년간 첨단 로봇장비와 전자센서를 이용해 자료를 수집, 분석한 결과 평균 지름 100km에 달하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이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장밥티스트 살리는 “이 같은 소용돌이와 바람이 남극해의 주요 해류와 함께 겹치면서 해수 표면의 CO₂를 잡아 지름 100km의 하락하는 물줄기를 생성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하강류는 남극해에 최소 5개 이상이 존재한다고 한다.
강한 바람은 바다를 심하게 자극해 바닷속에 격리된 CO₂를 대기 중으로 내보내는 효과도 있지만 이번 발견된 소용돌이가 이 같은 영향을 무시할 정도로 강력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살리는 “소용돌이 자체는 희소식처럼 들리지만 문제는 이러한 소용돌이에 미치는 온난화의 영향”이라면서 “(온난화로) 소용돌이가 멈출지 강화될지는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론적으로 기후 변화는 해류를 변화시키기 때문에 바람이 강해지거나 기온이 급상승하면 남극해의 소용돌이도 성질이나 기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살리는 “이번 발견으로 현재의 기후모델에 포함돼 있지 않은 이 소용돌이의 존재를 앞으로는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이번 연구는 남위 35도 이남의 남극해가 대상이었기 때문에 다른 해역에서도 이 같은 원리를 적용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남극해는 지구 상에서 가장 활동적인 바다 중 하나며 그곳에 존재하는 소용돌이의 영향은 다른 어떤 바다보다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자료사진(영상캡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