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대형접시를 들고 들어가 현금자동입출금기 밑에 내려놓고 쏜살같이 사라졌다. 날이 밝은 뒤 접시를 발견한 사람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내용물을 꼼꼼히 살펴봤다. 가운데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다양한 색상의 알맹이가 가득했다.
주변에는 담배로 치장돼 있었다. 경찰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종교의식을 위해 준비한 게 분명해 보였다.”고 밝혔다. 산티아고에서는 최근 이런 일이 꼬리를 물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사건은 강변에서 발견된 닭 사체였다.누군가 닭을 죽인 뒤 비닐봉투에 쌓아 강변에 놔뒀다. 현지 언론은 “아프리카 토속종교에서 나오는 장면과 흡사하다”면서 종교의식을 벌인 게 확실하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산티아고에서는 최근 들어 이런 행위가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보도, 공동묘지, 공터, 폐가, 인적이 드문 길 등지에 음식, 향수, 양초, 열쇠, 동물사체 등을 놓고 의식을 치른 뒤 연기처럼 사라지는 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다.
사진=CCTV 캡처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