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전역의 의류 매장에 전시된 마네킹들은 언뜻 보면 평범한 마네킹과 다르지 않지만, 자세히 보면 몸매가 확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베네수엘라의 ‘이상적인 몸매’를 반영한 이 마네킹들은 잘록한 허리와 긴 팔다리, 그리고 무엇보다도 큰 가슴이 강조돼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고 뉴욕타임즈 등이 보도했다.
베네수엘라에서 유행하는 이러한 마네킹은 전국에 성형외과가 성행하는 풍토와 연관이 있으며, 일부 여성들은 가슴확대 성형수술을 위해 생필품들을 내다 파는 현상까지 생겨났다.
이 같은 사회현상은 미국 등 영미권에서 실제 모델의 몸매를 꼭 닮은 마네킹이 등장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발렌시아에서 마네킹 공장을 운영하는 네레이다 코로는 뉴욕타임즈와 한 인터뷰에서 “과거의 마네킹들은 ‘자연미인’과 마찬가지로 매우 내츄럴한 외형을 가졌었지만, 현재는 그 형태가 매우 달라졌다”고 소개했다.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유행하는 이런 마네킹을 성형수술을 통해서라도 갖고 싶어하는 여성들의 ‘워너비 몸매’를 반영한 것이다.
의류매장에서도 이러한 마네킹을 쓰는 것이 매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야리차 모리나라는 한 의류매장 대표는 “많은 여성 고객들이 ‘마네킹같은 몸매를 갖고 싶다’고 말한다. 그럴때마다 나는 그들에게 ‘수술을 하면 가능하다’고 농담으로 이야기 한다”고 말해 현지 여성들의 미의 기준을 가늠케 했다.
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서 가슴 확대 성형수술을 받는 비용은 대략 6450달러 수준. 이는 현지에서 대략 3개월가량의 평균 생활비에 달하는 높은 가격이다.
현지에서 열리는 미인대회의 주최측 고위 관계자는 “내면의 아름다움 이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이곳 여성들은 완벽한 아름다움을 갖기 위해 매일 노력한다. 만약 성형수술로 쉽게 완벽해질 수 있다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가슴이 크게 확대된 ‘신종 마네킹’과 성형수술 열풍 등이 여성의 지나친 외모지상주의와 연관이 있으며,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