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16년 전 저 기억 나나요”
미국에 사는 28세 여성이 16년 전 자신을 성폭행한 여교사를 유투브로 폭로했다. ‘제이미’라는 여성은 12살때부터 수년간 자신을 성폭행한 여교사에게 16년 만에 전화를 걸어 범죄 사실을 실토받는 장면을 스스로 비디오로 촬영한 뒤 지난 17일(현지시간) 유투브에 올렸다.
9분 분량의 유투브 동영상에서 제이미는 카메라를 바라보며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의 ‘체마와 중학교’에 다닐 때부터 성폭행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제이미는 “이제서야 나를 성폭행했던 그 교사를 고발하려는 용기가 생겼다”면서 “하지만 그 범죄의 공소시효는 이미 지난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이미는 그 교사가 지금은 교감으로 재직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앨함브라의 ‘앨함브라 고교’에 전화를 걸었다. 마침내 그 교사와 연결된 제이미는 자신을 소개한 뒤 “당신이 내게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아느냐. 당신 때문에 내 인생은 엉망이 됐다”고 따졌다. 이에 교사는 “알고 있다. 후회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제이미는 “만약 한 학생이 당신한테 와서 어떤 선생님과 성관계를 갖고 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고 그 교사는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제이미는 “그렇다면 그 경우와 내가 체마와 중학교에서 당했던 것과 다르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한참 동안 침묵이 이어진 뒤 그 교사는 “다르지 않다”고 답했다.
제이미는 한동안 그 교사에게 비난을 퍼붓다가 욕설과 함께 “구역질난다”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어 카메라를 쳐다보면서 “나 지금 나뭇잎처럼 떨고 있는 거 보이냐. 그녀는 미안하다는 말 한 번 안 하고 후회된다고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카메라를 향해 자신의 전화기를 보여주면서 그 교사의 전화번호를 공개했다.
CBS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이 동영상과 관련, 앨함브라 고교측은 성명을 통해 “동영상에 나오는 그 여교사라는 사람은 더이상 우리 학교에 근무하지 않는다”면서 “경찰에 그 동영상과 관련해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한편 네티즌들은 “늦게 나마 아픈 과거를 폭로한 여성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거나 “그 여교사를 처벌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여자가 여자를 어떻게 성폭행할 수 있느냐”, “어떻게 전화로 자신의 범죄를 시인할 수 있느냐”면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사진=유투브 동영상의 제이미 모습.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