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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쓰면 ‘쫓겨나는’ 이색 아파트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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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담배 사용은 물론이고, 향수조차 쓸 수 없는 아파트가 있다?

최근 스위스 취리히에 독특한 콘셉트의 아파트가 등장했다. 새로 문을 연 이 아파트에서는 흡연과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돼 있을 뿐 아니라, 누구나 별 생각없이 쓰는 향수도 쓸 수 없다.

이 건물의 ‘정체’는 다름 아닌 모든 화학성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만을 위한 공간이다.

일명 화학물질과민증(multiple chemical sensitivity)이라 부르는 이 증상은 샴푸, 세제, 향수, 책, 신문 등의 냄새만 맡아도 구토 발열 두드러기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등 화학물질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통칭한다.

또 ‘전자파 과민증‘(EHS, electromagnetic hypersensitivity)이라는 증상은 휴대전화를 사용하기만 해도 코피가 나거나 심각한 두통이 생기며, 일명 ’와이파이(Wi-fi) 과민증‘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증상을 앓는 사람들은 소량의 화학물질에도 반응을 보이며, 각종 화학물질이 ‘난무’하는 현대에 들어 더욱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을 ‘원천차단’하는 아파트는 스위스의 한 건강관련재단이 기획한 것으로, 이 재단의 관계자 역시 어렸을 때부터 화학성분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온 사람이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민감성 체질 때문에 매우 힘들었다. 화학물질과 전자파 때문에 나는 숨을 쉴 수도 없었고 언제나 몸이 쇠약한 상태였다”면서 “이제는 내 삶의 전체를 새로운 곳으로 옮길 수 있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 아파트 내부는 화려한 벽지와 전등이 즐비한 일반 새 아파트와 달리 화학용품의 사용을 자제한 미니멀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아파트 입구에는 ‘블랙리스트’가 붙어 있는데, 향수나 휴대전화, 햄버거 등 인스턴트식품 등이 포함돼 있다.


현재 화학물질과민증이나 전자파과민증을 앓는 사람의 수는 점차 늘어가지만 그들을 위한 구체적인 치료 방안이나 정부차원의 대응은 많지 않다. 취히리 정부에 따르면 이들을 위한 ‘그린 아파트’는 유럽 내에서 최초다.

사진=ⓒ AFPBBNews=News1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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