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 질투를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질투가 생존 본능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관련 학자들이 23일(현지시간) 밝혔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UC샌디에이고(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캠퍼스) 등 미국 연구팀은 개를 키우는 남녀 36명을 대상으로 그들이 키우는 반려견과 함께 3가지 실험을 시행했다.
연구팀은 이들 주인이 자신의 개를 앞에 두고 옆에 놓인 3개의 다른 물건과 노는 모습을 보이게 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버튼을 누르면 짖거나 꼬리를 흔드는 장난감 강아지가 쓰였다. 참가자들은 진짜 강아지와 노는 것처럼 그 장난감과 1분간 함께했다. 그다음은 할로윈 호박 모양의 장난감 양동이로 이 역시 진짜 강아지와 노는 것처럼 연기하게 했다. 마지막은 펼치면 그림이 튀어나오면서 음악이 흐르는 어린이용 그림책이다. 참가자들은 마치 어린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책을 읽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이 장난감 강아지와 노는 경우 다른 장난감과 비교해 그들의 반려견이 특정 행동을 하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개들은 자신의 주인을 살살 깨물거나 몸으로 눌렀고 장난감을 밀어내며 주인과 장난감 강아지 사이에 끼어드려 하는 등 특정 행동이 다른 두 실험보다 발생 빈도가 높았다.
주인이 장난감 강아지와 놀고 있을 때 약 78%의 개가 위와 같은 특정 행동을 보였다. 이는 할로윈 호박 장난감(42%)이나 그림책(22%)보다 월등히 높았던 것. 또한 참가자들과 장난감 강아지 사이에 끼여들려는 행동은 전체의 약 30%, 장난감 강아지를 무는 행동은 약 25%에서 보여졌다.
실험에는 닥스훈트, 포메라니안, 보스턴테리어, 말티즈, 퍼그 등 다양한 견종을 대상으로 했다. 이 중 거의 절반은 믹스견이었다.
연구를 이끈 크리스틴 헤리스(UC샌디에이고) 연구원은 “우리 연구는 개가 질투로 보이는 행동에 관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인과 라이벌(장난감) 사이 관계를 끊으려고 애쓰는 것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우리는 개의 주관적 경험에 대해 말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행동에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자신과의 관계를 보호하려는 이유처럼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의 온라인 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 23일 자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