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등 해외 언론의 17일자 보도에 따르면 3000명에 가까운 여성과 어린이가 내전이 한창인 이라크 지역에서 사라졌다. 이들은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이하 IS)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납치된 여성과 어린이는 현재 IS가 통제하는 이라크 북부 니네베 지방의 한 감옥에 갇혀 있으며, 가족의 납치를 저항하거나 도망치려 한 남성들은 차례로 처형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을 포함해 일가족 9명이 납치됐다고 주장하는 한 60대 남성은 AFP와 한 인터뷰에서 “그들(납치된 가족)의 이름을 꼭 기사에 넣어달라. 내 아들은 26살이며 이름은 하이다르다”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이번 대규모 납치 사태는 지난 3일 IS가 이라크 북부 지역 소수 종족인 야지디족 주민에게 개종을 강요하며 무력을 행사한 것으로, 이를 거부한 야지디 교도 남자 80여 명이 집단 처형당했다고 알려졌지만 3000명에 가까운 여성과 아이들이 납치됐다는 주장은 최근에야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2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현재 학살과 납치를 피해 쿠르드 지역으로 피신했지만 일부는 여전히 IS가 포진하는 신자르(Sinjar)지역에 몸을 숨긴 상태다.
국제사면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납치된 수 천 명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납치된 사람 중에는 나이 든 남성과 여성 뿐만 아니라 갓난아기까지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IS에 저항한 모든 주민들은 곧장 납치를 당했다”면서 “IS가 시리아에서 여러차례 납치와 유괴를 감행하기는 했지만 여자와 어린아이를 이 정도의 대규모로 납치한 것은 전례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IS는 가족 전체를 납치하기도 했으며 그들은 현재 풀려날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친척 여성 두 명이 납치됐다고 주장하는 한 야지디족 남성은 “우리는 마을을 지키려고 노력했지만 그들에게는 너무 많은 무기들이 있었다. 300명이 넘는 남자들을 처형했으며 여자들을 자신들의 감옥에 가뒀다. 신 만이 그들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는 이라크 반군의 종족 탄압은 용납될 수 없는 범죄행위라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미국은 현지시간으로 16일 전투기와 무인기를 동원해 IS가 장악한 이라크 최대 댐인 모술 댐 인근을 공습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공습은 작전 범위와 기한이 제한된 것이며, 이라크 정부의 요청과 협조 하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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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