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하게 근무를 하고 월급을 받았다면 문제될 게 없지만 의사가 실제로 근무한 날은 겨우 보름 정도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문제의 의사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한 공립병원에 근무하고 있다.
2005년 병원에 들어간 그는 올해로 이 병원에서 10년차가 됐다. 하지만 문제의 의사는 병원에서 아직 낯선 사람이다. 그의 얼굴을 아는 동료는 많지 않다.
의사는 2005년 병원에 들어간 직후 대학에서 진행되는 전문코스를 밟겠다며 병원 측의 허가를 받아 냈다.
덕분에 2008년까지 그는 병원에서 월급을 받아가며 대학에서 공부를 했다.
2008년 과정을 끝내고 병원으로 돌아갔지만 그는 다시 가족문제를 들어 정상근무가 어렵다며 유급휴가를 받았다.
매번 그럴 듯한 이유를 대면서 그는 계속 자리를 비웠지만 월급은 꼬박꼬박 챙겼다.
병원은 사실상 월급만 받고 있는 의사를 괘씸하게 보고 징계 등 대책을 고민을 했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의사는 규정에 따라 병원의 승인을 받고 합법적으로(?) 자리를 비워 문책이 불가능했다.
현지 언론은 “공공분야의 비효율성이 이번 사건으로 또 다시 확인된 것”이라며 공립병원의 방만한 운영을 꼬집었다.
한편 언론보도 후 비판이 쏟아지자 문제의 의사는 “의사로서 실력을 높이고 있을 뿐”이라며 “이유없는 린치를 당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항변했다.
현지 누리꾼들은 “15일 일하고 10년간 월급이라니 신의 직장” “공립병원 최고다. 의사들 몰릴 듯”이라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 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