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화통신의 온라인 전문매체 신화망(www.xinhuanet.com)은 충칭(重慶)시 한 복판에 등장한 스마트폰 중독자 전용 도로가 등장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충칭 시에 등장한 길이 30.48m의 해당 보도는 바닥에 ‘자전거’ 또는 ‘보행’ 표시 대신 하얀색으로 ‘스마트폰’ 그림이 그려져 있다. 해당 보도를 걷는 동안은 앞뒤를 살피지 않고 스마트폰만 보면서 걸어도 무방하다는 의미다. 단, 옆쪽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안되는 보도가 함께 설치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실 해당 아이디어는 본래 지난 7월 중순,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진행한 한 실험 프로그램에서 유래한 것이다. 당시 내셔널 지오그래픽 팀은 미국 워싱턴DC 18번가 보도블록을 둘로 나눠 한 곳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걸을 것’, 다른 한 곳은 ‘스마트폰 사용 금지’라는 규칙을 만들어 사람들이 이를 얼마나 지키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사람들은 보도 바닥에 적혀진 규칙을 제대로 인지하지 않아 거의 지키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설치된 것이 실험을 위한 임시보도였다면 충칭 시의 보도는 공식적인 세계 첫 스마트폰 전용 보도라는 의미가 있다.
충칭 시 입장에서는 이 아이디어가 최근 늘어나고 스마트폰 중독자들의 보행습관을 교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보내거나, 동영상을 보며 걷다보면 앞서 오는 다른 보행자와 부딪히거나 다른 장애물과 충돌해 부상을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걷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해당 보도가 여실히 증명해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중국 관계자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중독된 스스로의 모습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측면에서 해당 보도는 다른 사람들의 스마트폰 중독습관을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는) 옆 보도와 확연히 비교해 지켜볼 수도 있기에 역으로 걷는 동안은 스마트폰보다 다른 것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인식을 보행자들이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스마트폰 중독이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연구결과는 여러 번 나온 적 있다. 지난 3월, 미국 뉴욕주립대학 버펄로 캠퍼스 연구진은 스마트폰에 중독된 보행자가 길을 걷다 장애물 또는 계단을 헛디뎌 심각한 부상을 입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으며, 2008년 영국에서는 길을 걸으면서 문자를 보내다 가로등에 부딪히는 보행자들을 위한 부상방지용 패딩을 길거리 가로등에 설치한 적이 있다.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