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38명의 환자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간호사가 남성들의 뜨거운 구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북부 포를리 구치소 측은 "현재 수감 중인 용의자 다니엘라 포지알리(42)에게 수많은 팬레터가 몰려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밝혔다.
백의의 천사가 악마로 변한 이 사건은 보름 전 진상이 드러나 이탈리아 현지는 물론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당시 루고 시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한 포지알리는 환자 로자 칼레로니(78)의 죽음을 계기로 충격적인 범죄가 만천하게 드러났다.
그녀는 환자가 귀찮게 한다는 황당한 범행 동기로 일반적으로 사형수에게 쓰는 독극물인 칼륨(포타슘)을 칼레로니에게 주사해 심박 정지로 숨지게 만들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사망한 칼레로니 외에 37명의 입원 환자 역시 그녀의 근무 중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극악한 살인용의자를 둘러싼 현지 여론은 이상하게 흐르고 있다. 포를리 구치소 관계자는 "포지알리 수감 이후 남성들로부터 수많은 팬레터가 오고있다" 면서 "대부분의 내용이 '아름답다'로 시작되며 심지어 결혼하자는 청혼 편지까지 있다" 며 황당해했다.
한편 포지알리는 칼레로니 사건을 포함 모든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경찰은 사실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수사를 이끌고 있는 알렉산드로 만치니는 "수사 과정에서 용의자가 시신 옆에서 기념 촬영을 한 사진이 발견됐으며 살인 자체를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 면서 "30년 간 경찰 밥을 먹었지만 이같이 잔인한 용의자는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