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포유류처럼 밖으로 돌출된 귀가 없는 새는 과연 어떻게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최근 독일 뮌헨 공과대학 연구팀이 이같은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새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주는 고막은 있지만 인간같은 귀는 없다. 이 때문에 새는 특정 위치에서 나오는 소리가 정확히 어디에서 나는 것인지 파악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번 뮌헨 공대의 연구결과 새는 귀가 없어도 소리를 잘 듣는 것은 물론 위치와 각도까지 잘 파악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의 실험방식은 이렇다. 먼저 닭, 까마귀, 오리를 세팅된 실험실에 가둬놓고 여러 위치와 각도에서 소리를 낸 후 고막의 반응을 살폈다. 그 결과 소리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고막이 그 반대쪽 고막보다 소리도 더 크고 다른 진동으로 입력됨을 확인했다. 적어도 소리가 발생하는 대충의 위치를 새가 알고있다는 의미.
그렇다면 소리가 위에서, 아래에서 혹은 같은 선상에서 나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에대한 비밀을 연구팀은 시력에서 찾았다.
연구를 이끈 한스 A. 슈나이더 교수는 "머리 양편에 눈이 붙어있는 새는 거의 360도에 이르는 놀라운 시력을 가지고 있다" 면서 "소리를 들었을 때 머리가 약간 그 방향으로 기울어지는데 이는 청력의 기능을 시력이 보완하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는 귀의 역할을 머리 자체가 대신해 그 음파를 반대편 고막으로 전달한다" 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새의 청력은 정확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저널인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