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뚱뚱하다는 이유로 경찰복 착용금지명령을 받은 경찰들이 도둑을 붙잡고 불명예를 회복했다.
이름과 체중이 공개되지 않은 두 명 경찰은 최근 남미 볼리바의 서부도시 오루로에서 사복 차림으로 거리순찰에 나섰다.
야외시장을 돌던 두 명 경찰은 완구를 파는 점포에서 도둑질을 한 2인조 절도단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두 사람은 "경찰복을 입지 않고 있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었다."며 "사복 차림이 오히려 검거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두 명 경찰은 왜 정상근무를 하면서 경찰복을 입지 않은 것일까?
문제는 비만이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최근 군과 경찰에 비만퇴치를 특별 지시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국가에 봉사하는 군과 경찰은 지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준비가 된 이들이어야 한다"며 "군과 경찰에 비만이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군과 경찰에 운동기구까지 대주면서 비만을 퇴치하라고 명령했다.
대통령이 비만을 없애라는 특별 명령을 내리면서 군과 경찰엔 비상이 걸렸다.
처음으로 비만인에게 제복을 입지 못하도록 한 건 군이었다. 루벤 사아베드라 볼리비아 국방부장관은 "뚱뚱한 사람은 계급을 막론하고 살을 뺀 후에야 군복을 입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군복착용금지령을 내렸다.
경찰도 바로 군과 동일한 금지령을 발동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은 몸매를 관리해야 한다는 특별명령이 내려졌다"며 "두 명 경찰이 사복 차림으로 순찰에 나선 건 비만으로 경찰복 착용이 금지됐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볼리비아 전체 군의 2%는 비만이다. 경찰은 비만실태 관련 통계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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