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녀의 잘못을 벌하기 위해 하는 체벌은 어디까지 허용될까? 특히, 아동 폭력에 관해 엄격하기로 유명한 미국에서 부모들의 고민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이른바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때리는 ‘스팽킹(spanking)’과 나무 주걱 등으로 체벌을 가하는 ‘패들링(paddling)’ 등이 일상적으로 사용되지만, 자칫 잘못했다가는 아동 폭력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기 쉽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을 반영한 것인지,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한 남성은 12살 된 딸을 체벌하기 전에 현지 경찰에게 입회를 통해 체벌 과정을 감독해 달라고 공식 요청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미 현지 언론들이 1일 보도했다.
이 남성은 자신의 딸이 동생과 심하게 다툰 것에 대해 체벌을 가하기 직전에 이러한 체벌이 법적 한계를 넘지 않는 것인지를 경찰이 판단하게 해 달라고 신고 전화를 통해 요청했다. 마지 못해 해당 주택으로 출동한 경찰은 결국 체벌 과정을 지켜본 뒤 “법적 한계를 넘지 않았다”는 경찰 리포트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에 관해 “실제로 이런 일들이 종종 일어난다”며 “비록 경찰이 이런 상황을 도와주려고 애쓰고는 있으나, 오직 다른 긴급한 출동 상황이 없을 때만 할 수 있는 일이라 그리 권장할 일은 못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남성은 이전에도 자녀를 체벌하기 전에 경찰의 입회를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관해 현지 언론들은 “그 아버지의 입장이 이해가 된다”며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자신의 아들이 면도날을 학교에 가지고 가 정학을 당하자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때렸다는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었다”고 전했다.
사진= 자녀 체벌에 주로 이용되고 있는 나무 주걱 막대기 (현지 언론 WPBF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