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실 문이 잠겨서… "
항공기 기장이 문이 고장나 조종실로 들어가지 못해 승객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결국 항공기는 부기장이 혼자 몰아 무사히 목적지 공항에 착륙시켰다. 웃지못할 이 사건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던 델타 항공기 안에서 벌어졌다.
168명의 승객들을 태우고 라스베이거스로 떠난 이날 비행 중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기장은 잠시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자리를 비웠다. 문제는 조종실 문이 고장나 열리지 않은 것. 이에 오도가도 못한 처지가 된 기장은 결국 승객들 앞에 서서 상황을 설명했다.
"기장입니다.(I am your captain) 조종실 문이 고장나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항공기는 부기장이 무사히 착륙시킬 것입니다."
평소 방송으로만 기장의 목소리를 듣던 승객들에게 이 상황이 얼마나 황당했을까? 특히 항공 경력이 적은 부기장이 혼자 어려운 착륙을 한다는 사실에 일부 승객들은 공포에 질렸다. 승객 제시 도허티는 "조종석에 앉아있어야 할 기장이 내 앞에서 함께 승객이 된 신세였다" 면서 "승객들이 웅성거리며 다소 긴장했던 것은 사실" 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날 비행은 부기장이 안전하게 기체를 매캐런 국제공항에 착륙시키며 일단락됐다. 공항 대변인은 "특별한 상황에서의 착륙이었기 때문에 혹시 있을지 모를 사고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한 상태였다" 면서 "나무랄 때 없는 완벽한 착륙이었으며 현재 사건의 경위를 조사 중" 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