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현지시간) 미 대선 도전을 공식화한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의 영상이 호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한 TV방송사가 이 영상에 소위 '18금' 딱지를 붙여 화제로 떠올랐다.
미 ABC뉴스 등 현지언론은 "러시아의 Dozhd TV가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출마 캠페인 영상에 '18+ 등급'을 매겨 시청을 제한시켰다"고 보도했다. 클린턴 선거캠프 홈페이지와 SNS에 공개된 이 영상은 2분 19초 길이로 평범한 미국인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사회적 소외 계층인 홀로 자식을 키우는 엄마, 장애인, 동성애자까지 등장시킨 이 영상에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평범한 사람들의 챔피언이 되려한다" 며 과거와 달리 한발 뒤로 물러선 겸손한 모습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렇다면 러시아 TV는 왜 이 공식 영상에 '18금 딱지'를 붙였을까? 그 이유는 두 명의 동성애자 때문이다. 영상에는 서로 사랑한다는 동성애자들이 등장해 손을 잡고 걷는다. 잘 알려진대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과거 의회를 통과한 반(反)동성애 홍보에 관한 법에 서명해 세계적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Dozhd TV 대변인은 "러시아의 반(反)동성애 홍보법에 저촉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일 뿐" 이라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영상 속 동성애로 등장한 자레드 밀라드와 나단 존슨는 오는 7월 시카고에서 열릴 자신들의 결혼식에 클린턴 부부를 초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