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뇌 속에 죽은 쌍둥이 자매가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마치 공포영화같은 상황을 방불케 하는 희귀한 의학 사례가 언론에 공개됐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인디애나 대학 박사과정에 있는 인도출신의 여대생 야미니 카라남(26)의 믿기힘든 사연을 소개했다.
그녀에게 이상한 질환이 본격적으로 찾아온 것은 지난해부터. 두통과 더불어 주위에서 무슨 상황이 벌어지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글쓰기와 읽기에도 어려움을 느끼기 시작한 것. 이에 병원을 찾은 그녀는 뇌 속에 종양이 있다는 진단을 받게됐다.
결국 종양 제거 수술을 받던 중 의사도 놀랄만한 '종양'이 자신의 뇌 속에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종양은 다름아닌 그녀의 쌍둥이 배아. 특히 뼈, 머리카락, 치아까지 있는 상태로 언니 혹은 동생은 그녀의 뇌 속에 남아 있었다.
수술을 집도한 LA 뇌수술 전문기관인 두개저 연구소 라이르 샤히니안 박사는 "평생 7000-8000번의 뇌종양 제거를 해봤지만 이번같은 경우는 딱 두번째" 라면서 "이는 테라토마(비정상적으로 분화된 기형종)로 수술 후 완벽히 제거됐다"고 밝혔다.
죽은 쌍둥이가 자신의 머릿 속에서 평생을 함께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의 마음은 어떨까?
카라남은 "마치 죽은 쌍둥이 자매가 나를 26년 간 고문한 기분" 이라면서 "수술 후 상태도 좋아 조만간 완전히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 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