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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 베네수엘라, 생필품 줄 서 있다 사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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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필품을 사려고 줄을 서고 있던 70대 노인이 피로와 악천후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 숨을 거뒀다.

사람이 쓰러졌지만 함께 줄을 서고 있던 사람들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줄에서 이탈했다가 혹시라도 순서를 잃을까봐 염려해서다.

생필품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워진 베네수엘라에서 최근에 발생한 사건이다.

볼리바르에 사는 75세 노인 아니발 알바레스는 가루비누를 사러 이른 시간에 슈퍼마켓을 찾았다.

슈퍼마켓 앞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생필품을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슈퍼마켓 입장을 위해 긴 줄을 서는 건 일상적인 일이 됐지만 이날은 유난히 사람이 많았다.

당국의 명령으로 슈퍼마켓이 1주일간 생필품 판매를 중단했었기 때문이다.


노인은 줄을 섰지만 슈퍼마켓의 오픈까진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노인이 4시간 정도 줄을 서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하늘이 흐려지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대로 비를 맞고 서 있던 노인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사람이 쓰러졌지만 꼼짝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노인은 길에 쓰러진 채 한많은 생을 마감했다.

사고현장을 취재한 현지 기자에게 줄을 서고 있던 주민들은 황당한 설명을 내놨다.

주민들은 "오래 동안 줄을 서고 있었는데 노인을 도와주려면 줄에서 이탈해야 했다"며 "자리를 빼앗길까봐 두려워 노인을 도와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당시 슈퍼마켓 앞에선 최소한 200명이 줄을 서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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