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많은 여성이 이슬람국가(IS)에 사로잡혀 성 노예로 취급 당하거나 팔리고 있다고 한다.
그런 사람들을 구출하는 비밀단체의 활약상이 영국 방송 채널4의 다큐멘터리에 처음 소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이슬람국가에서 탈출’(Escape From Isis)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오는 15일(현지시간) 방송 예정이지만, 그 예고편이 유튜브에 공개돼 주목받고 있다.
공개된 영상에는 어린이부터 60대 여성까지 IS에 붙잡혔던 사람들이 구출되는 모습이 담겼다.
이런 구출 활동은 변호사인 인권 운동가 칼릴 알 다키 등이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칼릴은 이라크 북부 야지디족 출신이다. 이라크 쿠르드 계열 소수민족인 이 부족은 지난해 8월 IS의 습격으로 수백 명이 살해됐으며 수천 명의 여성과 어린 소녀들이 사로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IS에 붙잡힌 여성들은 감금돼 일상적으로 성폭행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출된 한 소녀는 여전히 고통받고 있으며 지금도 새벽에 그들의 냄새가 나는 것처럼 느껴져 잠에서 깨곤 한다고 회상한다.
칼릴은 IS에서 자신의 힘으로 도망쳐 나온 소녀들과의 대화를 통해 IS 내부 모습이나 어느 곳에 여성과 어린이가 갇혀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IS가 장악한 지역에 사는 협력자들과 비밀단체를 만들어 지금까지 530명 이상의 여성을 구출해왔다고 한다.
칼릴 자신은 물론 구출 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도 여러 운동가가 사망했지만, 여전히 구출에 협력하는 사람은 상당하다.
협력자들은 IS의 세력이 약해지는 것을 바라는 정치인부터 양을 기르고 사는 마을의 주민까지 다양하다.
그런 사람들의 도움으로 여성들은 IS 시설에서 탈출하고 며칠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 걸어 일크 국경에 도달한 끝에 구출돼 가족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자발적으로 IS에 입국하는 젊은 여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프로그램 담당자는 “이 방송을 보고 자신들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채널4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