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의 한 남성이 긴급전화번호 ‘999’에 전화를 걸어 ‘고양이’를 신고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지난달 31일자 보도에 따르면 한 남성은 999에 전화를 걸어 “여자 친구의 고양이를 체포해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했다.
999 상담사 측은 그의 요구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재차 상황을 되물었고, 이 남성은 “여자 친구가 그녀의 애완고양이에게 내 허락도 받지 않고 나의 베이컨을 마음대로 줬다”며 여자 친구 및 고양이에게 죄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긴급전화를 받은 상담원이 “어떤 조치가 행해지길 원하나”라고 묻자 그는 “경찰에 고발하고 싶다. 여자 친구뿐만 아니라 여자 친구의 고양이 둘 다에게 처벌이 내려지길 원한다”고 답했다.
상담원은 여러 차례 침착한 말투로 “우리는 고양이가 정말 당신의 베이컨을 먹은 것이 확실한 지 확인하기 전에는 고양이를 체포할 수 없다. 그리고 고양이가 베이컨을 먹은 행위 자체는 범죄라고 볼 수도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남성은 “그럼 나는 누구에게 이 일의 책임을 물어야 하냐”라며 “내 여자 친구가 고양이에게 마음대로 나의 베이컨을 준 것이 확실하다”고 고집했다.
사건을 접수한 웨스트요크셔 경찰 측은 해당 내용이 녹음된 녹음 파일을 들은 뒤 이를 공개했다. 공개한 이유는 이렇게 황당한 신고 전화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웨스트요크셔의 한 경찰관은 “999로 걸려오는 전화 10통 중 1통은 응급상황과 전혀 관련이 없는 내용의 전화”라면서 “우리는 해결이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상황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