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수한 외모, 섬세한 감성, 부드러운 매너, 게다가 유머감각까지 갖춘 남성이 찾아와 당신이 시키는 사소한 심부름을 모두 도맡아 준다면? 로맨틱 코미디 영화 속에나 등장할 법한 상황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하인’ 알선 서비스가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어 화제다.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13일(현지시간) 미국에 살고 있는 두 여성 와이 린과 달랄 카자가 운영하는 인력 알선업체 ‘맨서번츠’(ManServants, 남성 하인)를 소개했다.
맨서번츠의 서비스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완벽한’ 남성을 파티 현장 등에 파견해 편의를 돌보게 하는 것이다. 훌륭한 외모 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력과 재능을 지닌 이 남성들이 고객을 위해 수행하는 일은 주류 서빙에서부터 네일아트, 부채질 등 다양하다.
이용금액은 시간당 120달러(약 14만 원), 이중 하인에게 할당되는 금액은 50달러(약 6만 원)이며 고객 설문결과 높은 평가를 받으면 지급액은 80달러(약 9만 원)까지 인상될 수 있다.
린에 따르면 맨서번츠의 남성 인력들은 잘생기기만 한 것으로는 부족하며 유머감각 있고 고객을 재미있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녀는 “잘생겼으며 재기발랄하고 공감능력도 있는 신사적인 남성을 찾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리스 두 도시에서 운영 중인 이 사업의 하인 직원 수는 도시별로 12명씩에 불과하다.
이들은 각 지역의 주점이나 식당 등에서 지원자를 모집한다. 그 후 온라인으로 인성 검사를 진행한 뒤 간단한 역할극 형태의 면접으로 최종 합격자를 뽑는다.
이렇게 선발된 하인들은 ‘고객과의 성적 접촉 금지’ 등 기업이 내놓은 여러 가지 ‘행동 수칙’을 준수해야만 한다. 고객들에게도 하인 보호를 위한 수칙 준수가 요구되며, 직원에게 개인적 연락을 취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직원의 신상명세도 공개하지 않는다. 고객은 하인의 실명조차 알 수 없으며, 대신 자신이 원하는 이름을 하나 붙여서 부르게 된다.
린은 “농담처럼 시작했던 것이 진짜 사업이 되었다”고 말한다. 지난해 광고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던 두 대표는 어느 날 친구의 생일파티 기획을 책임지게 됐다. 두 사람은 인터넷에서 잘생긴 남성 행사보조원을 구해보려 하지만 이는 예상 외로 어려운 일이었고 끝내 실패하고 말았다. 결국 궁여지책으로 두 사람은 잘생긴 남성 스트리퍼를 고용해 각종 업무를 돌보게 할 수밖에 없었다.
재밌는 일은 그 이후에 일어났다. 파티에 참여한 여성 동료들이 자신들의 파티를 도와줄 남성 보조들도 구해줄 수 없겠냐고 요청하기 시작한 것.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두 여성은 회사를 그만두고 새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현재 두 도시에서 운영 중인 이 사업은 뉴욕 런칭을 앞두고 있으며 향후 라스베이거스로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이들은 ‘하인’이라는 의미의 기업명 때문인지 여성이 남성을 함부로 부린다는 인상을 받아 비판을 가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한다. 그러나 린은 “보통 여성들이 남성에게 원하는 것은 ‘지배’가 아니다”며 “우리는 여성의 꿈을 실현시켜줄 신사를 파견하는 것이고, 그런 하인에게 여성들이 요청하는 것은 ‘머리땋아주기’ 같은 소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