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발생한 중국 톈진항 폭발사고를 둘러싼 충격이 아직 전혀 가시지 않은 가운데, 해당 폭발의 충격적인 규모를 다시금 짐작하게 하는 분석이 외신을 통해 공개돼 관심을 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IT 전문매체 기즈모도(Gizmodo)는 각각 리히터 규모 2.3, 2.9의 지진 활동으로 관측된 두 차례 폭발의 위력을 짐작케 하는 전문가의 분석을 보도했다.
먼저, 발파작업 등 인위적 폭발로 인한 진동이 지진계에 기록되는 것 자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미국 지질조사소(USGS) 소속 지구물리학자 존 벨리니는 기즈모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폭발을 매일 관측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기록은 우리 측에서 사전에 숙지한 위치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지진과는 다른 형태를 띠기 때문에 쉽게 분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폭발과 지진이 서로 다르게 관측되는 이유는 지진과 달리 대부분의 폭파 작업이 폭발 에너지를 여러 지점에서 방출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기 때문. 폭파전문가들은 통상 다수의 구멍에 폭약을 심은 뒤 폭파를 실시하는데, 이렇게 하면 전체적인 폭발의 여파를 줄여 주변 지역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폭발이 지진으로 인식된 것은 그 폭발 에너지가 여러 지점이 아닌 하나의 근원지에서 발산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톈진 폭발의 더 중요한 특이사항은 이 폭발이 지상에서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지진계에 기록됐다는 점이다. 벨리니에 따르면 지상에서 이루어지는 폭발은 지진계로 쉽게 관측하기 힘들다. 그는 “지표에서 일어나는 폭발의 경우 대부분의 폭발 에너지가 공중으로 분산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관점에서 톈진 폭발이 지진계에 명확히 기록됐으며 그 강도가 소규모 지진에 필적할 수준이었다는 점은 이번 폭발이 얼마나 막대했는지를 짐작케 하는 근거가 된다.
벨리니는 “지진계에 관측되는 폭발은 대부분 지하 광산에서 땅에 폭약을 심고 이루어지는 작업”이라며 “이번 폭발이 지하에서 이루어졌다면 리히터 규모 4 정도의 더 큰 지진으로 관측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