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익숙한 평범한 이름보다는, 부르기 어렵거나 눈에 띄지만 특이한 이름이 아이의 창의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뉴욕대학교의 심리학자인 아담 앨터 박사 연구진은 터무니없어 보일지는 몰라도 독특한 이름을 아이에게 지어주면, 아이는 스스로를 특별한 존재라고 여길 뿐만 아니라 창의력이 향상되고 대담한 성격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일종의 ‘자기충족적인 예언’과도 관련이 있는데, 자기충족예언은 자기가 예언하고 바라는 것이 실제 현실에서 충족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독특한 이름을 가진 아이들이 스스로를 특별하고 독특한 사람으로 인식하면서 실제 성격도 그렇게 되거나 바뀔 수 있다는 것.
앨터 박사는 “사람들은 남이 자신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매우 민감하다. 만약 타인이 당신을 남들과는 다르게 대한다면 그것은 아마 당신의 독특한 이름이나 성격 때문일 것”이라면서 “이런 일이 반복되면 스스로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이 느낌은 사실이 된다. 이러한 과정은 스스로를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생각을 하게해주고, 기존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돕는다”고 설명했다.
이름이 아이의 실생활이나 성적, 관심사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실제로 영국 하트퍼드셔 대학교의 리처드 와이즈먼(Richard Wiseman) 교수는 과거 연구에서 이름의 중요성에 대해 “교사들은 자신이 호감가는 이름을 가진 학생에게는 높은 점수를, 비호감의 이름을 가진 학생에게는 낮은 점수를 주는 것을 확인했다. 여기서 비호감의 이름이란 ‘짧다’(Short), ‘적은’(Little), ‘구부러진’(Bend) 등의 부정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들을 뜻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교수인 데이비드 피글리오는 자신의 논문에서 “‘모건’(Morgan)이나 ‘테일러’(Taylor) 등 남자다운 이름을 가진 여자아이는 ‘엠마’(Emma), ‘엘리자베스’(Elizabeth) 등 여성스러운 이름을 가진 여자아이에 비해 수학이나 과학 등 진보적인 학문을 더욱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독특한 이름 때문에 스스로를 독특하다 여긴 아이들이 창의적으로 발달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이름을 가졌거나 이미 성인이 된 사람이라도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여긴다면 생각과 행동이 달라지는 결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글은 부모들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야후 페어런팅’ 코너에 지난달 31일 소개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