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파라과이에서 '공중에서 돈 뿌리기' 행사가 열렸다.
수 천 인파가 몰린 가운데 열린 행사에는 주로 어린이들이 참가해 하늘에서 떨어지는 지폐를 잡으려 열띤 경쟁을 벌였다.
일찍 아침을 먹고 행사장을 찾아 1만2000과라니(약 2400원)을 건졌다는(?) 호르헤(9)는 "키가 큰 형들에게 밀렸지만 지난해보다는 운이 좋았다."면서 활짝 웃어보였다.
이색적인 행사가 열린 곳은 파라과이의 소도시 과람바레의 나티비다드드데마리아 성당이다.
성당에선 매년 이맘때 종탑에 올라 돈을 공중에 돈을 뿌리는 행사가 열린다.
올해에는 특히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돈을 뿌린 사람이 많았다.
종탑에서 50만 과라니(약 12만원)을 뿌렸다는 청년 후안 바스케스(35)는 "85세 아버지가 두 번의 심장마비를 겪었지만 무사했던 데 감사해 행사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4년간 실업자로 살던 재클린(43)은 취업에 성공해 돈을 뿌리며 감사를 표시했다.
그는 "4년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다가 3월에 취업에 성공해 투 잡을 하고 있다."면서 30만 과라니(약 7만2000원)을 뿌렸다고 밝혔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를 돕는다는 취지로 열리는 '공중에서 돈 뿌리기' 행사는 100년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
나티비다드드데마리아 성당의 신부 마르코스 윌크스는 "14년 전 부임해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100년 넘게 이어진 전통이라고 하더라."면서 "글로벌시대가 되면서 행사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지에선 행사에 대한 찬반론이 분분하다.
"신자가 가난한 사람에게 돈의 일부를 나눠주는 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라는 의견이 많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뿌리는 건 모욕적인 일"이라는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사진=라프렌사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