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대형 극장이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판토마임 연극에서 ‘난쟁이’라는 표현을 지우겠다는 결정을 내려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의 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영국 레스터 시 ‘드 몽포르 홀’ 극장은 80년째 상연 중인 연극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의 제목을 ‘백설공주와 일곱 친구들’로 바꾸고 난쟁이 배역도 왜소증 배우들 대신 아역배우들을 기용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극장 측에서는 ‘난쟁이’라는 표현이 대부분의 왜소증 환자나 여타 관객들에게 모욕감과 불편함을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관객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팬들은 “난쟁이라는 표현을 삭제함으로써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알 수 없다" "오히려 (왜소증 환자들에게) 더 모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왜소증 배우들도 극장의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해리포터’와 ‘스타워즈’ 시리즈 등에 등장한 유명 왜소증 배우이자 영국 내 왜소증 배우들을 위한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는 워윅 데이비스는 이 결정이 그저 위선에 불과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이번 결정이 출연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난쟁이 배우들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네티즌들 또한 이러한 의견에 동조하고 있다. 안토니아 도일이라는 이름의 한 네티즌은 ‘드 몽포르 홀’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일곱 명의 난쟁이를 제외하겠다는 것은 일곱 명의 왜소증 배우가 올 해 직장을 잃게 된다는 의미가 될 뿐”이라며 “아무 문제될 것 없는 상황을 억지로 이슈화 하는 일을 그만둬라”고 말했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