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를 쌩쌩 달리는 자동차의 경적과 엔진음 같은 시끄러운 소리가 동물의 수명을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CNRS) 연구진이 도시의 이런 교통소음 속에서 태어나고 자란 새끼 참새들이 한적하고 조용한 환경에서 나고 자란 대조군보다 ‘염색체 말단부’가 짧다는 것을 발견했다.
종종 ‘신발 끈 끝’ 부분으로 비유되는 염색체 말단부는 이른바 ‘텔로미어’로 불린다. 텔로미어는 염색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그 길이가 단축되는 것에서 세포의 노화를 예측할 수 있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에서도 텔로미어 길이와 수명이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혀왔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소음이라는 단 하나의 요소가 어린 동물의 텔로미어 길이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실험적인 증거를 통해 처음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실험에서 짝을 이루고 있는 여러 참새와 이들의 새끼 21마리를 대상으로 일주일 동안 하루에 6시간씩 미리 녹음한 교통소음을 들려줬다.
대조군인 다른 새끼 참새 16마리는 프랑스의 한적하고 조용한 시골 환경에서 부화시켜 키웠다.
연구진은 두 집단의 새끼 참새들이 생후 9일에 이르렀을 때 텔로미어를 채취하는 등 모든 신체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소음 속에서 자란 새끼 참새들은 텔로미어 길이가 대조군보다 크게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소음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텔로미어 단축에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없지만 이런 소음이 새끼 참새의 수면을 방해하고 스트레스를 주는 등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또한 이번 실험은 새끼 참새들이 첫 번째 비행을 할 때까지만 추적 조사했다. 따라서 실제로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자란 새끼 참새들이 수명이 긴지 짧은지는 측정할 수 없었다.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알리제 밀뤼 연구원은 “더 오래 추적을 계속해 짧아진 텔로미어가 새의 수명에 영향을 미칠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알아낼 수 있다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학사원(로열 소사이어티)이 발행하는 전문지 ‘생물학 통신’(바이올로지 레터스, Biology Letters) 최신호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